박지원 전 국정원장 "내가 직접 봤지만, 얘기는 할 수 없다" MBC 라디오서 궤변이동관 "언론장악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어… 카더라 말라" 반박무오·갑자사화 일으킨 모사꾼… 말년 유배돼, 눈 멀어 숨진 '유자광 논란'
  • ▲ 박지원 전 국정원장.ⓒ서성진 기자
    ▲ 박지원 전 국정원장.ⓒ서성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후보자가 과거 자신이 '언론장악'을 시도했다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주장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카더라 식' 발언을 멈추고 물증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언론장악)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2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정원장일 때) 문건을 봤다"며 "(문건을) 직접 봤지만, 제가 이야기는 할 수 없고 관계자들에게 보내주면서는 다 비실명 처리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박 전 원장의 발언은 고위 공직을 두루 거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무책임한 '카더라 식' 발언일 뿐"이라며 "박 전 원장은 폭로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물증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무차별 사찰과 도청이 이뤄졌던 김대중 정권의 핵심인 박 전 원장의 눈에는 모든 사안이 공작이자 음모로 보이는 모양"이라며 "무엇보다 방송에서 '대통령후보 나오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발언으로 대통령과 참모 사이를 이간질한 데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박 전 원장은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5대에 걸쳐 영화를 누린 유자광을 뛰어넘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자광은 조선 초기 문신으로 무오사화·갑자사화·중종반정 등을 비롯한 굵직한 사건에 관여했으며, 병조판서를 거쳐 삼정승에 해당하는 대광보국숭록대부 자리까지 올랐다.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박지원 전 원장이 봤다고 주장하는 문건 작성을 직접 지시했거나 실행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면 1000여 명의 관계자가 수사받고, 200여 명이 구속된 문재인 정권하의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서 내가 무사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이 후보자는 "저는 문재인 정권 당시 검찰 수사를 받았던 방송사 간부들로부터 '이동관이 시켰다는 진술을 하나만 해라'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직접 듣기도 했다"며 "심지어 홍보수석 재직 당시 김재철 MBC 사장을 청와대 인근에서 93차례나 만났다는 MBC 노조의 일방적이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검찰이 검증도 없이 고스란히 법원 제출 자료에 싣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이 과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권과 일부 언론이 저를 흠집 내기 위해 무책임한 의혹을 증폭시키다 못해 이제는 이런 치졸한 공작을 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론을 오도하며 국민을 분열시키는 박지원 전 원장의 추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갖은 억측과 정치공세로 일관하며 국민에게 이 후보자에 대한 나쁜 인식을 주입하려고 하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즉각 '공작정치'를 멈추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