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교협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과학기술로 바라보자' 토론회정재준 부산대 교수 "처리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극미"성풍현 KAIST 명예교수 "국민이 혼란 없도록 전문가들이 나서야"
  • ▲ 18일 오후 에교협이 주최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과학기술로 바라보자' 특별토론회가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임준환 인턴기자
    ▲ 18일 오후 에교협이 주최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과학기술로 바라보자' 특별토론회가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임준환 인턴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국내 전문가들이 "(처리수 방류 관련 안전성 검증은) 과학기술로 확인된 사안인데도 야당은 괴담·선동 등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과학기술로 바라보자' 특별 토론회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에교협)가 주최했다. 에교협은 전국 61곳의 대학 교수 225명이 참여하는 '에너지 전환'(탈원전) 정책 비판 단체로 2018년 출범했다.

    성풍현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명예교수는 환영사에서 "문재인 정권의 퇴진으로 탈원전 정책과 같은 무모한 에너지 정책은 끝이 났다"며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대응단 방일 등 방사능 괴담을 유포하는 세력에 의해 국민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전문가 집단이 메시지를 내놓는 자리"라고 취지를 밝혔다.

    첫 발제는 정재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맡았다. 정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는 3가지 방침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에 의한 '오염원 제거' 단계 △산쪽 지하수를 우회시켜 배출하고 건물 주변 지하수를 정화·배출하는 '오염원에 물의 접근 방지' 단계 △저장 탱크를 증설하고 지하수를 퍼 올려 정화·배출하는 '오염수의 누설 방지' 단계와 관련한 설명이다.

    정재준 교수는 이어 "오염수는 알프스로 처리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일본의 배출 기준(L당 6만Bq·베크렐) 이하가 되도록 하고 있다"며 "알프스 처리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배출 기준의 40분의 1에 해당하는 1500Bq/L 이하가 되도록 희석해 방출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제한치는 1만Bq/L이다. 

    정재준 교수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와 관련해서도 "연간 총 배출량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사고 전 방출 관리 목표인 22조 베크렐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의 경우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능이 약 0.78PBq(페타베크렐·1PBq은 1,000,000,000,000,000Bq)이며 사고 당시 방사능 방출량의 수천 분의 1 정도에 해당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재준 교수는 "사고 당시 방사능 유출량에 비해 해양 방류 방사능이 아주 적어 우리나라 해역에서 감지하기 어렵고, 미치는 영향도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준 교수는 "방류 영향은 측정·평가를 통해 명확한 결론 도출이 가능한 사안으로,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처리와 방류 계획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등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 18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과학기술로 바라보자' 특별 토론회에서 정재준 부산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임준환 인턴기자
    ▲ 18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과학기술로 바라보자' 특별 토론회에서 정재준 부산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임준환 인턴기자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섰다. 정 교수는 "민주당이 사용하는 '오염수'라는 단어는 프레임 씌우기의 일환으로, 처리수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알프스를 통한 처리 과정을 거쳐 삼중수소를 제외하고 방사능 물질인 세슘·스트론튬이 배출 기준 이하로 걸러낸 물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범진 교수는 "처리수 방류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방사능 물질인 세슘·스트론튬·삼중수소·플루토늄의 위험성만 언급해 국민들의 두려움을 조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배출 기준 이하의 극미량 배출은 환경 영향이 없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정범진 교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핵 폐수'라는 표현을 제안했는데 이는 (사실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포장지를 씌운 것"이라며 "처리수 문제와 관련한 배출 기준, 방류 농도, 국제적 기준이 명확한데 이를 무시하고 연일 야당과 반대 세력은 색안경을 씌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 측은) 무조건 못 믿겠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라 등의 귀를 막는 행태보다 과학적 수치에 집중하고 공개적이며 검증 가능한 사실에 입각해 이를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발제자로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가 나섰다. 홍 교수는 "후쿠시마 처리수 문제는 정책적인 문제에서 볼 필요가 있다"며 "정책이란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홍 교수는 "정책적 관점에서 이번 문제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범세계적 문제를 논하는 것으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는) 세계 다수 국가가 합의해 국제 기준을 설정하고 IAEA 주요 회원국의 전문가가 참여해 공동 검증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문제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가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 교수는 "문재인 정부도 당시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윤석열 정부가 이를 재확인했지만 정치권은 묵시적 찬성과 반대를 오락가락하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홍 교수는 "'뇌 송송 구멍 탁!'이라고 외쳤던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전자파에 튀겨진다'고 주장한 2010년대 사드 배치 관련 괴담 등 환경 관련 괴담은 단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며 "좌파 운동권은 반대운동으로 먹고살고, 그 부담은 모두 국민의 몫"이라고 비난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정부는) 과학적 지식과 증거를 바탕으로 국민이 확신할 때까지 차분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발제자의 토론 이후 전문가들의 지정토론이 이어졌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교통사고를 없애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자동차를 없애는 것"이라며 "진영논리에 빠진 세력이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는데, 세상을 합리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과학적 논거에 기반한 확률적 사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 결정됐음에도 정치세력과 준전문가 집단이 잘못된 정보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며 "과거 광우병 사태와 사드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과학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사실을 이야기하고, 언론이 이를 보도해 국민의 알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라는 잘못된 표현을 쓰는데)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처리수라고 이야기하자"며 "처리수 방류는 기술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됐고 IAEA 허가로 결론이 난 문제"라고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