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文, 조국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金,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이재명엔… "장황한 궤변"野, 연설 내내 이재명·문재인 비판에 고함치고 야유
  •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전날 진행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민주당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약 53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전임 정부인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비판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먼저 "어제 이재명 대표가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안타깝게도 동의하기 힘든 장황한 궤변이었다"며 "사법 리스크, 돈 봉투 비리, 남 탓 전문, 말로만 특권 포기 '사돈 남 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고 질타했다.

    김 대표가 연설 초반부터 강수를 두자 야당 의원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연설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어 "문재인정권 5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며 "소주성 실험으로 자영업 줄폐업시키고, 집값을 폭등시켰다. 전월세 대란 만들고 국민을 좌절시킨 정권이 어느 당 정권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자 김 대표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로 응수했다.

    김 대표는 "탈원전, 태양광마피아, 세금폭탄, 흥청망청 나라 살림 망쳤던 민생 포기, 경제 포기"라며 문재인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더욱 높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를 한 번 보시라. 공수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엉터리 선거법 날치기 처리와 같은 정쟁에 빠져서 조국 같은 인물이나 감싸고 돌던 반쪽짜리 대통령, 과연 문재인정권에서 정치라는 것이 있기는 있었나. 제 맘대로였다"였다는 것이다.

    또 김 대표는 이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난 것을 거론하며 "야당 대표라는 분께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중국대사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훈계를 듣고 오느냐"며 "이것이 외교인가. 굴종적 사대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 역시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자, 김 대표는 "고함 지르는 민주당에 묻고 싶다. 지금 이게 맞는 길이냐"며 "도대체 왜 민생을 구렁텅이에 빠뜨린 문재인정권 5년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없는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대표는 "존경하는 민주당 의원님 여러분, 공천 걱정되시나. 이해는 된다"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특정 정치인 개인의 왜곡된 권력야욕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길에서 벗어나시기 바란다. 민주당의 정상화를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 대표가 윤석열정부의 노동개혁을 언급하며 '건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건폭이 뭐예요?" "건폭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습니까" "사람이 죽었습니다" 등 항의성 발언과 함께 "건폭이 뭐냐고" 등 반말 섞인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치며 응수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민생회복을 위해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을 거론하며 베네수엘라 사례를 들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도 세계적 자원강국으로 한때 남미의 보석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살았다. 그러나 순식간에 세계 최빈국으로 추락했다"고 소개한 김 대표는 "포퓰리즘이 낳은 정치의 비극"이라고 규정했다.

    김 대표는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정권을 한번 보자. 문재인정권 전까지 쌓인 국가채무가 600조원 규모였다. 그런데 겨우 5년 동안 무려 400조원 넘게 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 봉급 줄여서 갚을 것 아니지 않나. 우리 청년들이 훗날 갚아야 한다"며 "이렇게 무책임한 정권이 어디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추경 중독도 이제 끊어야 한다. 빚 얻어서 퍼주자는 것 아니냐"며 "조삼모사다.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문재인정권이 많은 실패를 했지만 가장 큰 실패는 주택정책"이라며 "정책 실패로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월세 대란이 오고 많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김 대표는 문재인정권의 '혼밥외교' '대북정책' 등을 정조준하며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의 정치는 막을 내렸다. 모든 국민을 섬기는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계속해나가겠다"며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의 연설에 이 대표는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김 대표께서 여당 대표인지 야당 대표인지 잘 구별이 안 됐다"며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당으로서 이 나라를 어떻게 책임지겠다, 어려운 민생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겠다 이런 말씀보다 오로지 남 탓, 전 정부 탓, 특히 국정을 책임질 여당이 아니라 야당 발목을 잡고 야당 비난하는 데 왜 저렇게 주력하시는가 이해가 좀 안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좀 책임지는 자세, 권한만큼 국민의 삶이나 또 국가 미래에 대해서 책임지는 그런 자세가 참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 대표는 "저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반면교사로 삼고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