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싱하이밍 만남 나흘 뒤… 민주당 의원 5명, 中 방문 논란12일 베이징 도착, 15일 귀국 예정… 중국 측 초정으로 방문민주당 "중국경제 살피고 한국기업 지원 위한 것" 해명국민의힘 "중국 심기 살피는 알현외교… 어느 나라 정당인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중국 측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은 오래전부터 추진한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국민의힘은 '알현'외교를 자처했다며 민주당의 굴종적 모습을 중국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싱 대사의 외교결례를 계기로 국내 거주 중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상호주의 공정선거법)을 조속히 통과시키자고 촉구했다.

    싱하이밍 외교결례 나흘 뒤, 민주당 5명 中 방문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은 지난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오는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일정은 두 달 전부터 추진됐으며, 현지 방문은 중국정부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과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인대 외사위원회, 중국의 코트라(KOTRA)인 중국국제무역촉진회, 중국의 한국개발연구원(KDI) 역할을 하는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중국 외교부, 싱크탱크인 국제문제연구원 등을 방문한다.

    이들은 중국 방문 취지를 "코로나 봉쇄조치 해제 이후 중국 현지의 경제상황을 살피고 한국기업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남에서 '미국 승리에 베팅하면 후회' 등의 발언으로 내정간섭, 외교결례 논란이 벌어진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이 논란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의식한 듯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오래전부터 준비됐고, 중국과의 외교 채널을 가동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중국 방문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나,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 대표는 중국 방문 계획을 보고 받고 중국 진출 국내기업들의 애로사항 등 우리의 의견을 중국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려 경색된 한중관계로 우리 기업들이 경제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방문 취지 축소했지만 명백한 국격 훼손 행위"

    여권은 '국격 훼손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사전에 계획한 일정이라고는 하나 내정간섭 발언 논란을 촉발한 이 대표와 싱 대사의 만찬 나흘 후 민주당 일부 의원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사대주의적 의식으로 중국에 역이용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광주 기아자동차 공장 방문을 마친 후 "혹시나 거기(중국) 가서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분들에게 폭행이 가해지는 사태가 없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경호원들이 청와대 출입기자단 소속 사진기자들을 집단폭행한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굴욕외교의 극치'라고 평가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단순한 의원외교일 뿐이라며 방문 취지를 축소했지만, 이는 명백한 국격 훼손 행위"라며 "중국의 심기를 살피기 위해 조공·알현외교를 자처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며 대체 어느 나라의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외교참사를 벌여놓고도 수습은커녕 배알도 없이 의원 5명을 중국에 보냈다"며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와 이익을 지켜야 할 공당이 자신들의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 무조건적인 정부 비난과 함께 외교영역까지 이용하려다 중국에 역이용만 당하는 꼴이다. 중국이 굴종적인 민주당을 활용해 대한민국의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싱하이밍 논란 계기로 '상호주의 공정선거법' 재촉구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국내 거주 중국인의 지방선거 투표권을 제한하는 '상호주의 공정선거법'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과 방송 패널들이 외국인 투표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0.2%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하다는 둥 심지어 '중국 혐오'라는 궤변까지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상호주의 공정선거법은 대한민국에 5년 이상 지속 거주한 외국인 중 우리 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상호조약 체결)의 국민일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것이 골자다.

    권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는 0.15%(8913표) 차이로 승부가 났고, 안산시장선거의 당락을 가른 것은 불과 179표였다"며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투표권이 없다. 이를 근거로 중국이 한국을 혐오한다고 주장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