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싱하이밍 중국대사 '페르소나 논 그라타' 지정 검토'외교적 기피인물' PNG 지정되면 72시간 내 주재국 떠나야"중국정부, 싱 대사에 조치 안 하는 상황… 우리 대응 한정적"윤 대통령 "싱하이밍, 위안스카이 떠올리게 한다는 사람 많아"
  •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뉴시스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행태를 직접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가 싱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가 '페르소나 논 그라타'(PNG)로 불리는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될 경우 72시간 내에 한국을 떠나야 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중국정부가 싱 대사에 대해 어떤 조치나 유감 표명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응은 한정적"이라며 "양국의 상호 이익을 위해 주재하는 대사가 양국의 이익을 오히려 해치는 상황에서 본국에서도 어떤 조치를 하지 않으니 PNG 지정을 검토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PNG 지정은 비엔나협약에 근거해 자국 내 상대국 외교관의 지위를 박탈하고 추방하는 강경조치다. 정부가 싱 대사를 PNG로 지정하면 싱 대사의 면책특권은 소멸되고, 별도 절차 없이 통상 72시간 내 출국해야 한다. 

    정부가 PNG를 적극 검토하는 이유는 중국정부가 "미국에 베팅한 것을 후회할 것"이라며 한국을 사실상 겁박한 싱 대사를 대상으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13일 직접 나서서 싱 대사의 태도를 지적하고, 외교부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중국 당국에 요구한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싱 대사의 행태를 위안스카이에 빗대며 불쾌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 상황이다. 

    임오군란 진압을 위해 청나라 무관으로 조선에 온 위안스카이는 1885년 조선 주재 교섭통상대표를 맡아 당시 조선의 내정과 외교에 수차례 간섭했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싱 대사의 태도를 보면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싱 대사가) 1880년대 국정을 농단한 위안스카이를 떠올리게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미 싱 대사 PNG 지정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싱 대사의 무례한 태도와 언행은 부적절한 정도를 넘어 외교관의 자격마저 재고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