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일본·호주·싱가포르·캐나다 전력 및 인원 참가… 60여 개국 참관수상함 7척과 항공기 6대 등 투입해 WMD 불법 수송 선박 수색 및 나포훈련
  • ▲ 지난달 17일 한미일 3국 해군이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해군
    ▲ 지난달 17일 한미일 3국 해군이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해군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 방지를 위해 한·미·일 등 6개국이 참가하는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인 '이스턴엔데버23(Eastern Endeavor23)'이 이달 말 제주도 공해상에서 진행된다.

    국방부는 오는 31일 제주도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국·미국·일본·호주·싱가포르·캐나다 등의 전력 및 인원이 참가하는 '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을 주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오는 30일부터 6월2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PSI 고위급회의 한국 개최를 계기로 마련됐다. PSI는 5년마다 고위급회의를 열고 있으며, 미국(5주년)·폴란드(10주년)·프랑스(15주년)에 이어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PSI 고위급회의의 아시아 개최는 이번이 최초다.

    한국군이 주관하는 이번 훈련에는 왕건함과 마라도함, 해경정 5002함을 비롯해 미국 이지스함인 '밀리어스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인 '하마기리함', 호주 호위함 '안작함' 등 수상함 7척이 참가한다.

    P-3 해상초계기 등 항공기 6대도 투입되며, 특임대 6개 팀, 다국적 협조 인력 20여 명도 참여한다. 현재 60여 개국이 훈련 참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군 주관으로 진행되는 훈련인 만큼, 지휘는 해군 7기동전단장이 맡는다. 가장 먼저 해군 마라도함이 대량살상무기(WMD) 적재가 의심되는 선박을 대상으로 검색을 실시하고, 이에 따른 정보를 전파하면, 이를 공유 받은 각국 해상전력들이 의심선박 차단 기동을 시행한다.

    공중에서는 해상초계기가 의심선박의 경로를 탐색, 추적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또 각국 특임대가 헬기·고속단정을 이용해 의심선박에 접근, 승선해 세 차례에 걸친 검색을 진행한다.

    한미 해경 특공대가 선착해 상황을 확인한 뒤 2차로 한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 특임대의 위험요인 파악, 마지막으로 국군 화생방사령부 특임대의 의심물질 제독 처리까지 끝나면 의심선박을 나포해 항구로 입항시키면서 상황이 종료된다.

    훈련 종료 이후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마라도함에 탑승해 각군 해상전력들을 해상사열할 예정이다. 각국 수상함들이 마라도함을 향해 차례로 경례하는 와중에,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하마기리'는 욱일기와 유사한 자위함기를 게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 지난달 13일 북한 김정은이 지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지난달 13일 북한 김정은이 지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PSI는 핵·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및 운반 수단, 관련 물품의 불법환적 확산 방지를 위해 2003년 출범한 국제 협력체제다. 2002년 12월 스커드미사일을 싣고 예멘으로 향하던 북한 화물선 '서산호'가 스페인 해군에 적발되자 미국을 주축으로 협의체가 만들어졌다. 현재 가입국은 106개국이며 우리나라는 2009년 가입했다.

    PSI와 연계해 실시하고 있는 해양차단훈련은 주관 국가에 따라 '포춘가드(미국)' '퍼시픽실드(일본)' '퍼시픽프로텍터(호주)' '마루(뉴질랜드)'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군 당국은 PSI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PSI가 "대량살상무기, 운반 수단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협력체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활동에 기여하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PSI 고위급회의는 PSI 해양차단훈련, 학술회의, 도상훈련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일본·호주를 비롯한 역내 주요 국가를 포함해 70여 개국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 첫날은 PSI의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토의가 진행되며, 우리나라와 미국·호주가 각각 의장을 맡는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PSI 20주년 성과 평가'라는 주제로 1부 토의를 주재한다. 토의 이후 PSI의 성과 및 현재의 확산 위협, 향후 협력 방안을 담은 포괄적인 공동성명도 채택할 예정이다.

    둘째 날에는 해상차단훈련이 진행되며, 셋째 날에는 학술회의와 도상훈련이 진행된다. 학술회의 참석자들은 역내 대표적 확산 사례로 북한의 핵 문제를 포함, 주요 차단 사례와 관련한 전문가 발표를 청취하고, 토론을 진행한다. 도상훈련은 가상 시나리오에 기반해 WMD 차단 관련 국제공조 사례를 재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지막 날에는 20개국으로 구성된 운영전문가회의를 통해 PSI 고위급회의에서 식별한 과제에 따른 구체적 이행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PSI 20주년 고위급회의 개최를 통해 PSI가 전 세계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유효한 국제 협력의 틀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신기술의 국제 비확산 체제에의 영향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고위급회의를 통해 미국·일본·호주 등 역내 주요 국가와 공조를 더욱 심화하는 한편, PSI 전 회원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