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김정은,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 현지 지도""조립 상태 점검, 우주환경시험 마치고 정찰위성 발사 행동계획 승인"'클린룸'으로 보이는 실내에 김정은·김주애 등과 위성 추정체 식별
  • ▲ 지난 16일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는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연합뉴스
    ▲ 지난 16일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는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연합뉴스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한 이후 약 한 달간 모습을 감췄던 북한 김정은이 17일 노동신문을 통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신문은 정찰위성 발사 준비 현장을 찾은 김정은이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6일 김정은이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17일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이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날 하얀색 연구복과 모자를 쓴 김정은과 김주애의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클린룸'처럼 보이는 실내에는 김정은·김주애와 함께 파란색 연구복을 입은 10여 명이 정면의 기계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1호기로 추정되는 물체도 이날 최초로 식별됐다. 사진 속에는 빨간색 통제선 안으로 모자이크 처리된 미상의 물체가 자리 잡고 있다.

    김정은이 앞서 공언한 것처럼, 군사정찰위성의 설계 및 조립이 완료돼 언제든 발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준비하는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는 현재 상황을 '결속단계'로 평가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제작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시일 내 발사"를 공표했다. 그러나 이후 약 한 달 동안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기간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행사들이 진행됐고,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선언'을 통해 확장억제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성명과 무의미한 논평들만 발표했을 뿐, 예상됐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비롯한 어떠한 무력도발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이후 한 달 가까이 김정은의 모습이 공개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발언과 달리 군사정찰위성 개발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전의 기만전술처럼 실체가 없거나 조악한 수준에 불과함에도 마치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꾸미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실제로 우리 군은 최근 북한이 '방사능 해일' 공격을 시사하며 공개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이 "그 주장이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지난 2월23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4발, 지난해 11월2일 울산시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2발 등도 자신들의 전력을 숨긴 채 우리를 속이는 기만전술로 판단했다.

    이 같은 의혹에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재차 자신들의 과학적 기술 수준을 입증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의 보도에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시일 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개발한 위성체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옮겨 총조립하는 과정이 남아있으며, 이후에도 각종 기능시험이 시행되는 만큼 발사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제해사기구(IMO)·국제전기통신연합(ITU)·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도 위성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통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구는 위성 발사에 관한 정보를 접수하면 이를 회원국들에게 통보해 인근 지역을 지나는 민간 선박·항공기들이 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 지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는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뒤로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연합뉴스
    ▲ 지난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는 김정은과 그의 딸 김주애. 뒤로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