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 참석… "서울광장 분향소, 자진철거 원칙""'저 정도까지 열린 마음으로 협상하고 있구나' 평가받을 만한 제안도 지속 전달"전날 행정대집행은 보류하고 있다 밝혀… "주기적으로 접촉 중, 대화 조짐 보인다"
  • ▲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5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가 15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대상으로 한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을 보류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유가족 측에 생각지도 못할 개방적 제안까지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소상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저 정도면 바람직한 제안을 했다'는 사회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오 시장은 자평했다. 

    오 시장은 23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이 충분히 슬픔을 위로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장이 배려해 주기 바란다"며, 이에 관한 생각을 묻는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에게 이같이 밝혔다.

    오세훈 "유족에 '저 정도 제안까지 했나' 평가 들을 수 있어"

    오 시장은 "다시 한번 입장을 분명히 하자면 지금 설치된 형태의 분향소는 서울시나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무단으로 설치된 것이기 때문에 자진철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것만 응해 준다면 어떠한 가능성도 열어놓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시의원들이) 들으면 '저 정도 제안까지 했나' '저 정도까지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구나' 하는 사회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제안도 분명히 협상 창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정도면 바람직한 제안 했네' 평가 받을 만한 제안도 드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울시는 유족 측과 분향소 장소 등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이후 서울시는 비공식적으로 유족 측과 꾸준히 대화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 역시 대화의 조짐이 보인다며 행정대집행을 잠시 보류하고 있음을 밝혔다.

    오 시장은 22일 시의회 제3차 시정질문에서도 분향소와 관련해 "주기적으로 유가족과 접촉하고 있고, 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접촉 창구를 말씀 드리면 오히려 협상안을 만들고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지장이 있을 수 있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행정대집행은 시의적으로 맞지 않아 보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분향소를 무단으로 설치했기 때문에 자진철거가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유가족, 윤석열 대통령에 공식 면담 촉구 기자회견 개최

    한편, 이태원유가족협의회는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적인 면담을 촉구하는 면담요구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독립적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할 것도 요청했다.

    유족 측은 "경찰 특수본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가 허술하게 마무리됐지만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통령 면담을 통해 특별법 제정을 약속 받을 것이고,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족 측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게 재발 방지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참사의 진상과 의혹을 빠짐없이 규명해야 한다"며 "어떤 외압과 정치적 고려도 없는 독립된 조사기구를 만들어 참사의 직간접 원인, 책임소재, 수습과 복구 과정의 적정성, 재난 안전의 정책행정 관행의 실태, 사건 은폐 시도와 피해자 권리 침해를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