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 당원·지지자 3000여 명 몰려黃 "金 사퇴해야" 安 "도덕적 문제"… 김기현 지지자들 반발金 "자기정치로 대통령과 갈등… 총선도 참패" 黃·安에 반격
  • ▲ 국민의힘 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23일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성공과 북한과 접경지역인 강원도의 특성을 고려한 안보관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김기현 후보를 향한 경쟁자들의 집중견제도 계속됐다.

    與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 3000여 명 몰려

    이날 합동연설회가 열린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는 국민의힘 추산 3000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몰렸다. 비표가 없는 지지자 대부분이 연설회장에 입장하지 못해 당직자들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강원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가가 있는 지역(강릉)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5월에도 춘천·원주·강릉 등을 방문해 "강원도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친윤계 핵심 4인방 중 2명인 권성동·이철규 의원과 초선의원 친윤계 인사인 유상범 의원이 강원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당권 도전 중도하차 후 공개 일정을 수행하지 않던 권 의원도 이날 합동연설회에 자리했다.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를 강조한 안철수 후보를 향한 쓴소리를 했던 이철규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당원 100% 투표로 선출하는 만큼 각 후보는 '공천권을 당원에게'(황교안), '뿌리 깊은 강한 보수'(김기현)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했다.

    황교안·안철수, 김기현 향한 견제구

    특히 연설에서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성공을 약속하며 강원 표심 확보에 주력했다. 지난해 5월 본회의에서 통과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은 그간 군사·환경 등의 규제로 인한 강원도의 성장 저해를 고려해 강원도에 특별자치도와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6월11일부터 강원도는 강원특별자치도로 변경된다.

    첫 번째로 연설에 나선 황교안 후보는 "자연환경과 첨단, 청정 과학기술 인프라와 소프트 파워를 융합한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겠다"고 주장했다.

    선두주자인 김기현 후보를 향한 견제도 계속했다. 황 후보가 "저는 김기현 후보가 사퇴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누구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자 김 후보 지지자들이 야유를 퍼부었고, 이에 황 후보 측이 맞받으며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황 후보는 연설 후에도 "(김 후보가) 온갖 의혹을 갖고 당대표로 출마하니까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느냐"며 "우리 당 대표는 흠이 없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은 적합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후보는 강원도가 북한과 접경지역인 만큼 안보관 확립을 강조했다. 그는 "강원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탱하는 지역이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며 "이게 다 민주당정권이 저지른 일이다.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으니 지금도 우리를 우습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어 "북한을 혼쭐내 주고 우리 안보를 튼튼히 하려면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한미동맹 발전과 북핵 확장억제 강화를 제가 총선 압승을 이끌어 확실히 하겠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건강한 보수주의자가 바로 저 안철수"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또 김 후보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언급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안 후보는 "보수의 핵심이 바로 도덕성 아니겠나. 부동산 의혹이 있는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국민들 표를 제대로 받을 수 있겠느냐"며 "도덕적인 문제는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것이며, 특히 2030세대의 분노를 사서 김 후보는 이미 그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분노한 김 후보 지지자들이 "당대표 김기현"을 연호하며 안 후보를 비판하자 사회자가 나머지 후보의 연설도 들어 달라며 진정시키기도 했다.

    안 후보는 연설 후 "민주당에서 (김 후보 관련 의혹을) 본격적으로 파기 시작했다. 내년 총선 예고편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총선이 끝날 때까지 공세를 강화할 것이다. 민주당과 도덕성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尹대통령 손잡고 강원도 발전 앞당기겠다"

    김 후보는 경쟁자들의 견제를 맞받았다. 그는 "당대표라는 사람이 자기정치 하겠다면서 대통령과 갈등하고 자기정치 하느라 당이 쑥대밭 됐다"며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내 안정을 이뤄야 한다. 집안이 시끄럽고 야단법석인데 어떻게 일할 수 있나"라고 경계했다.

    국민의당 대표를 지낸 안 후보가 전당대회를 당권 도전의 발판으로 삼아 현 정권인 윤석열정부에 힘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저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손잡고 대통령께서 가장 신임하는 강원도 국회의원들의 손을 잡고 강원도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또 자신의 땅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황 후보를 겨냥해 "총선 참패했던 사람을 다시 뽑으면 다시 총선에서 참패하는 것 아니냐"며 "저는 원내대표를 하며 지방선거·대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압승했다. 싸움도 싸워본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상기했다.

    황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맡았고,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며 참패했다.

    김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울산 땅 투기 의혹은 '가짜뉴스'라며 당원들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그는 "제가 소유하는 산이 있는데 내 산 밑에 터널을 뚫으라고 로비 했다 한다. 터널 뚫으면 땅값이 오르느냐"며 "이런 허무맹랑한 말을 하면서 전당대회를 흐리는데, 이런 분들을 당대표로 뽑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후보는 "보수의 뿌리를 20년 동안 지켜온, 우리 당을 일편단심으로 지켜온 저 김기현을 뽑아 주시면 위대한 강원의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천하람 후보는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이냐.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면 종북이냐"며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한 안철수 후보는 종북좌파냐. 이에 대해 '그럼 가서 잘 죽었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 않으냐'고 말한 안 후보 답변도 황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일부 당원들은 "미쳤느냐" "신영복은 간첩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소리쳤다.

    천 후보는 "우리 모두 정치를 하기 전에 인간이 돼야 한다. 괴물은 되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정부에서 만약 오늘이라도 남북정상회담에 나서겠다고 발표한다면 어떻게 하시겠느냐"며 "우리 윤석열정부도 '종북 퍼주기정부'라고 비판할 것이냐. 위선과 내로남불로 가득한 민주당, 틈만 나면 '토착왜구' 이야기나 하는 저 민주당과 우리가 동급으로 놀아서야 되겠느냐"고 물었다.

    천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천하람은 더이상 구시대적 종북몰이가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경하게 촉구하고, 결코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색깔론에는 무관용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