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서울시, 문서로 대화요청 안 해… 공식 대화한 적 없다"市 "비공식 채널로 상시 소통… 문서 대화 고집할 필요 있나 의문"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분향소를 둘러싼 대화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유가족 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서' 형식만을 대화로 인정하겠다는 유족 측과 달리, 서울시는 유족 측과 비공식적으로 꾸준히 만나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광장에 이태원참사 분향소를 설치한 유족 측과 비공식적 만남 및 대화를 계속해 진행하고 있다. 시가 유족 측에 제시한 분향소 자진 철거 기한인 지난 15일 이후에도, 시는 유족 측과 일정한 방식으로 접촉하고 정기적으로 여러 의사를 타진해 왔다는 것이다.

    서울시 "유족 측 입장 고려해 소통하고 있단 사실만 얘기"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에 "비공식적으로 유족과 소통하는 채널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소통 채널은 열려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족 측도 입장이 있어서 소상히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는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고 단언한 유족 측 입장에선, 서울시와 물밑에서 소통하고 있음에도 대외적으론 이를 부인하고 "공식적 대화는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연결된다.

    이날 오후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한 운영진은 본지에 "서울시는 유족과 공식적인 대화를 한 적이 없다. 유족 대표에게 불쑥 전화하고 문자하는 방식은 일방적일 뿐"이라며 "그냥 한 번씩 이곳을 방문해 계고장을 던지고 가는 방식"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 운영진은 "서울시는 시민대책위원회에 대화를 요청하는 문서를 전달하는 등 소통에 있어 공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그러면 유족 측은 문서를 검토하고 시와 대화할 의사가 있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접수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 "대화 요청하는 문서 전달하는 공식 절차 밟아야"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유족과 비공식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으므로 문서 전달 형식의 번거로운 대화가 이뤄질 필요는 없다. 유족 측이 앞서 한 발언을 고려하면 비공식적 대화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이를 언급하지 않는 것 같다"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 역시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출석해 "주기적으로 유가족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다만 접촉 창구나 (대화) 진척 내용을 말하면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지장이 생길 수 있어 극도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호국단)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서울광장 분향소의 즉각 철거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며 "국민들은 서울시와 경찰이 강력한 공권력으로 이전처럼 평화로운 광장을 돌려놓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국단은 "서울시는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그 의지는 요원하기만 하다"며 "법질서와 사회질서를 무시하는 이기주의 절정, 징글징글한 떼법은 반드시 철폐돼야 한다. 온정주의 행정 또한 사라져야 할 적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