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형·동생 사이였는데"… 이화영이 "회장님" 존대하자, 김성태 분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대질 신문에서 존댓말을 사용하자 김 전 회장이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이 경기도의 대북 사업을 지원하기 전부터 두 사람이 형님·동생 사이로 지냈는데, 이 전 부지사가 초면인 것처럼 대하자 김 전 회장이 배신감이 들었다는 것이다.

1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수원지검에서 4시간가량 진행된 두 사람의 대질 신문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에게 '회장님'이라고 부르며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 전 회장이 "20년 가까이 형님, 동생으로 지난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이 전 부지사가 서울 중랑갑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형님, 동생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1963년생, 김 전 회장은 1968년생이다.

김 전 회장은 대질 신문을 마친 후 "정치인이 정말 무섭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가 대북 송금을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데 대한 반응이라고 한다.

함께 대질 신문에 참여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과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쌍방울이 경기도의 대북 사업 비용을 북한 측에 대신 지급했다"는 취지로 말하는데도 이 전 부지사만 "모르는 일"이라고 하자 김 전 회장이 더 화를 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중앙일보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회사가 망하게 생겼다, 20년을 알고 지냈는데 형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우리 쪽 사람 10명이 넘게 구속됐고, 회사도 망하게 생겼다. 우리 식구들은 살아야 하지 않느냐"라며 "왜 형 입장만 생각하느냐, 우리 입장도 생각해달라"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설득하다가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느냐"라고 따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대질 신문을 마친 이후 검찰이 추가 출석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