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탄핵 언급 논란에 "과거 반복 말자는 의미" 해명장제원 "당정 충돌 때 부담 강조한 것"… 김기현 두둔안철수 "분열의 늪에 몰아넣어"… 천하람 "협박하는 것"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 당대표후보의 '탄핵'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 후보가 직접 "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음에도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발언의 당사자인 김 후보는 1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전화인터뷰에서 "당대표가 되시겠다는 분이 없는 말을 자꾸 왜곡하고 곡해하면서 우리 당내에 흠집을 내는 모습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안철수 당대표후보를 저격했다.

    김 후보가 안 후보를 이같이 지적한 이유는 자신의 '탄핵' 발언을 두고 안 후보가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강남대에서 열린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당대표로) 곤란하다"며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지났는데 그런 분란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안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안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안 후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대표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김 후보는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는 13일 "현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얘기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후보가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는 "현재권력과 새로 나타난 미래권력이 당내에서 충돌했을 때 (과거) 당내 불협화음이 생겼고, 그것 때문에 결국은 우리 당내 분란이 생겨서 쪼개지고 정말 생각하기도 싫었던 그런 아픈 탄핵이라는 과거가 있었다"며 "다시는 그런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그러면서 "그것을 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 이런 식으로 곡해한다"고 지적했다.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와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민공감' 2차 공부 모임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후보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전히 이를 두고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를 옹호하고 나섰다. 장 의원은 김 후보와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형성하며 김 후보를 지원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당정이 하나 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당정이 분리돼 계속 충돌할 때 정권이 얼마나 큰 부담이 됐고 힘들어졌는지를 강조한 발언"이라고 두둔했다.

    특히 장 의원은 "당정 분리를 처음 도입한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며 "당시 열린우리당이 많은 충돌과 문제 때문에 정권에 부담이 되고, 선거에 패배하는 등 결국 노무현정부가 마지막 몇 퍼센트(지지율)로 퇴임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의 경쟁자인 황교안 당대표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우리 당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라며 "그동안은 민주당에 있었고, 여러 정당을 만들었는데 모두 깨졌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큰 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황 후보는 그러면서 "안 후보의 가치관이 분명치 않다, 이런 뜻"이라고 분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 ▲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가 지난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가 지난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그러나 안 후보는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이날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김 후보는 '연포탕'이라고 연대·통합·탕평을 강조하고 있다"며 "(탄핵 발언은) 그것과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오히려 대통령 탄핵 발언을 하면서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한 사람의 입에서 모순되는 두 가지 발언이 나온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김 후보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친이준석'으로 분류되는 천하람 당대표후보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인터뷰에서 "사실은 조급함의 표시인데, 말이 안 맞는다"며 "내가 알기로는 김 후보도 대선 욕심이 있다. 울산시장선거 할 때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그랬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후보는 2014년 6월 울산시장에 당선됐을 때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천 후보는 이를 지적하며 "결국은 나를 안 찍으면 당과 대통령이 굉장히 어지러워진다고 하는, 어떤 얕은 수의 협박을 당원들에게 하는 것"이라며 "당원 수준을 얕잡아보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을 두고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국정에 열심히 임하는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여러 번 냈다"고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