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안철수에 '철새정치인' 공세…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인생"안철수 "尹대통령과 단일화해 정권교체 한 것도 잘못인가?" 반박"거짓말 반복" vs "네거티브"… 양측 '입' 캠프 대변인까지 신경전
  •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26일 '철새정치'와 '조급함' 등의 낱말을 동원해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유력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양자구도가 굳어지자 상대 진영을 향한 집중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나경원 불출마에 비판 화력 집중하는 김기현·안철수

    안 의원은 이날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강연 후 당적을 여러 번 바꿨다는 김 의원의 지적에 "윤석열 대통령과 단일화해 정권교체 한 것도 잘못됐다는 것이냐"며 "당원분들이 보시기에 옳지 않은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철새정치를 하거나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정치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국민의당 대표 등 과거 당적을 여러 차례 변경한 안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간 제3지대에 머무르던 안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시정에 복귀한 2021년 서울시장보궐선거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대선에서 단일화를 이뤘다.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내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되며 한 길을 걷게 됐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 결단을 내림에 따라 그 표심을 누가 흡수하느냐가 전당대회 승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 의원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1, 2위 후보끼리 경쟁하는 결선투표에 들어갈 경우 현역의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김 의원과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상현·조경태 의원 등 원내 다른 주자들이 힘을 받지 못하고 유일한 비윤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잊히며 동력을 잃은 만큼 안 의원과 김 의원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은 후보의 '입'으로 불리는 캠프 대변인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尹대통령 만찬 두고도 아웅다웅

    '김기현의 이기는 캠프'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안 의원이 언론사 유튜브에 출연해 '나는 대통령 관저 만찬 사실을 아내에게 숨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라면 즉각 언론 속보로 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수석대변인은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거짓말이다. 속보가 나온 사실이 없다"며 "오히려 안 후보 부부의 만찬 사실이 사전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그 만찬을 실제로 가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전후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거꾸로 발언했다. 거짓말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며 "거짓으로는 당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상대를 욕하지 말고 자기 이야기를 해야 한다. 100만 당원이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지난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정치펀치'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관저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저는 심지어 아내한테도 이야기를 안 했다"며 "반대로 김 의원 측에서는 아마 이런 말씀을 들으면 거의 실시간으로 기자실에 속보로 나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 측은 약점으로 꼽히는 '철새정치인' 이미지 탈피에 주력하며 반격에 나섰다. '안철수 170V 캠프' 손수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언론 앞에서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 하고 뒤돌아 국민 앞에서는 네거티브만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며 "단일화해 대선 승리에 기여했고, 윤석열정부 인수위원장까지 한 안 후보에게 '철새'라 칭하는 것이 진정 당과 윤 정부에 도움이 되는 포용인가"라고 반문했다.

    손 대변인은 이어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하다 갑자기 장(장제원)을 지우라 하고, 연포탕(연대·포용·탕평) 하다 갑자기 진흙탕을 만들고, 오락가락 김 의원의 행보가 조급하다"며 "현명한 당원들을 믿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품격 있는 전당대회가 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자 김 의원 캠프의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또 다른 논평을 통해 "대통령과 당대표의 엇박자로 총선을 망쳤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당대표의 투철한 정체성과 일관된 정치행보를 증명해야 한다"며 "안 후보 측은 '철새' 표현이 네거티브 비방선거라고 발끈하고 있다.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은 당대표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책검증"이라고 재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