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시제 1호기, 약 4만ft 상공서 음속 돌파… 최초비행 이후 반 년만에 성과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돼 기술력·안전성 동시 확보… 시험비행 거쳐 2032년 120대 생산
  • ▲ 시험비행하는 KF-21 시제 1호기. ⓒ방위사업청
    ▲ 시험비행하는 KF-21 시제 1호기. ⓒ방위사업청
    국산 전투기인 KF-21 '보라매'가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

    방위사업청은 KF-21 시제 1호기가 17일 오후 3시15분 첫 초음속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58분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이륙한 KF-21은 남해 상공에서 고도 약 4만ft로 비행하면서 처음으로 음속(마하 1.0, 시속 1224km)을 돌파한 뒤 오후 3시54분 착륙했다. 이날 조종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동규 수석이 잡았다.

    방사청은 지난해 7월 최초비행 이후 반 년만에 이뤄낸 성과로, 80여회의 비행을 통해 고도와 속도 등 비행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왔다고 전했다.

    초음속에 진입한 KF-21은 기술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공기가 마하 1.0을 돌파할 때 공기저항으로 인해 날개 등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한다. 주변 공기흐름이 불안정해 항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날 KF-21의 비행은 이같은 환경적 제약을 기술로 극복했다는 의미가 있다.

    KF-21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3년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골든이글'이 음속을 돌파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미국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한 항공기였다. KF-21은 국내 최초로 음속 돌파에 성공한 초음속 항공기로 역사에 새겨지게 됐다.

    한국, 전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한걸음 다가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7개 나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한걸음 다가가게 됐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11월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을 천명한 지 약 23년 만이자, 군이 2002년 KF-16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21년 만에 이룬 쾌거다. 

    당시 방위사업청은 사업 타당성 분석, 탐색개발, 작전요구성능(ROC) 및 소요량 확정 등을 거쳐 2015년 12월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1월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2021년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다양한 지상시험과 올해 6월 최초비행 준비검토회의(FFRR) 등을 통해 안전한 최초 비행이 준비됐음을 확인했고, 7월 19일 첫 비행을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10일에는 시제 2호기가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해 최초비행했다.

    올해 1월 5일에는 시제 3호기 최초 시험비행도 이뤄졌다. 시제 3호기는 1호기에서만 가능했던 속도 영역확장과 시제 2호기에서만 가능한 구조하중 영역확장을 위한 계측시스템이 모두 구비된 다용도·다목적 시제기다. 이전까지 1·2호기에서 따로 수행해야 했던 속도와 구조하중에 대한 시험을 시제 3호기로 통합해 실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F-21의 최대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km), 항속거리는 2900km, 무장 탑재량은 7.7t이다. 쌍발엔진을 탑재했으며, 스텔스 기술이 적용됐다. 동체 길이는 16.9m, 폭 11.2m, 높이 4.7m로 F-16 전투기보다 크고 F-18 전투기와 비슷하다.

    방사청은 2026년 3월까지 시제 4~6호기에 대한 지상시험과 비행시험 준비를 마친 뒤 총 6대로 2000여 회의 비행시험을 실시하면서 성능과 공대공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한다. 이후 체계개발을 종료해 오는 2028년까지 초도물량 40대, 2032년까지 추가물량 80대 등 총 120대를 생산해 공군에 공급할 계획이다.
  • ▲ 국산 전투기 KF-21 시제 1호기가 17일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가운데, 조종사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마하 1.05 돌파 순간을 촬영한 모습. ⓒ방위사업청
    ▲ 국산 전투기 KF-21 시제 1호기가 17일 첫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가운데, 조종사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마하 1.05 돌파 순간을 촬영한 모습. ⓒ방위사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