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규 뉴스 자막에 '서울교통굥사' 황당 오타국민의힘 "실수로 보기 어려워… 법정제재 불가피"
  •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온라인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되는 '굥'이라는 신조어가 KBS 뉴스 자막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굥'은 '윤'을 거꾸로 쓴 글자로, 글자를 뒤집어 윤 대통령이 떨어지길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KBS 5시 뉴스는 서울교통공사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민사소송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교통굥사, 내일 조정안 이의신청 예정>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 사실은 이튿날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조 의원은 KBS가 '굥'이라는 자막을 단 뉴스화면을 캡처해 올린 뒤 "어쩌다 이런 일이"라고 개탄했다.

    조 의원은 5일에도 한 종편 프로그램에 나온 김두순 전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이 '정치실종 굥정'이라고 쓴 손팻말을 공개하며 "실화?"라고 적었다.

    조 의원의 게시물을 접한 다수 네티즌은 "고의성이 느껴진다"며 사실상 실수를 가장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일부 네티즌은 지난해 11월 SBS 유튜브 채널이 대통령의 출국 소식을 전하면서 '장송곡'을 방불케 하는 음산한 곡을 틀고, 한 천주교 신부가 대통령 전용기의 추락을 염원하는 게시물('비나이다~ 비나이다')을 올렸던 게 연상된다며, 이 정도면 '사이버 테러'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KBS는 다시보기 영상에서 '서울교통공사'로 자막을 수정했다. 그러나 '공'을 '굥'으로 잘못 표기한 것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文 비하' 자막 실수에 철퇴 가했던 방심위‥ 공정하게 심의해야"

    한편, KBS가 '대통령 비하 단어'를 정규 뉴스 자막에 삽입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굥'이 야당 강성 지지자들이 윤 대통령을 비하·조롱하려는 의도로 자주 사용되는 단어인 만큼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보도·제작진의 '고의성'을 의심했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는 지난 4일 배포한 성명에서 "공영방송사로서 대통령을 비하하는 자막 오기를 내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KBS의 보도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KBS는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이유와 그 과정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위는 "아울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번 자막 사고와 관련, KBS에 어떤 처분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방심위가 문재인 정권 당시 대통령 비하가 의심되는 자막이나 그래픽 실수에 대해 엄중한 처분을 내렸던 사례를 언급했다.

    미디어위에 따르면 방심위는 2019년 문 전 대통령을 '북 대통령'으로 적은 오타 자막 뉴스를 내보낸 MBN에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했고, 한미정상회담 소식을 다루면서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여사'로 오기한 MBN 보도에 대해서는 '권고'를 결정했다.

    또 문 전 대통령 사진 위에 인공기를 배치한 연합뉴스TV 보도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며 법정제재인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벌점 4점)'를 내렸다.

    미디어위는 "당시 거듭된 방송사의 사과에도 무거운 처분을 내렸던 방심위가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며 "만약 단순 실수로 치부하고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