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등 14개국 '北미사일 규탄' 공동성명 이후… 北 김여정, 연일 담화"남조선은 美 충견, 尹 천치바보… 그래도 문재인이 해먹을 땐 나았다" 힐난22일에도 유엔 안보리 언급하며 "초강경대응" 담화… 추가 도발 가능성 커
  •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 10일 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 10일 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한·미·일 등 14개국의 '북한 미사일 도발 규탄' 공동성명 이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그 의도에 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담화 이후 미사일 발사라는 기존 공식에 대입해보면, 결국 무력도발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제재에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담화를 냈다. 

    담화에서 김여정은 "지난 22일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 들며,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고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김여정은 이어 "미국이 대조선 '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 외우는 남조선 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 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고 힐난했다.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고 의문을 표한 김여정은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김여정은 이어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 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담화 발표 이틀 만에 또 담화… 김여정, 尹 실명 거론해 원색적 비난

    이날 담화는 불과 이틀 만에 다시 나온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윤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점에서 기존 담화보다 강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도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겨냥해 미국과 남조선(남한)이 분주히 벌여놓고 있는 위험성이 짙은 군사연습들과 과욕적인 무력 증강에 대해서는 한사코 외면하고, 그에 대응한 우리의 불가침적인 자위권 행사를 거론한 것은 명백한 이중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여정은 "우리 정부는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반동 무리들의 이러한 망동을 우리의 자주권에 대한 란폭한 침해로, 조선반도정세를 새로운 위기국면에로 몰아가려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 데 대하여서는 그가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미·일 등 14개국, '북 미사일 규탄' 장외 공동성명

    유엔 안보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올해로 10번째 북한 미사일 도발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과 없이 끝났다. 

    회의 직후 한·미·일 등 14개국 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비핵화를 촉구하는 장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규탄할 때마다 외무성 대변인 또는 외무상 담화를 이용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김여정 명의의 담화는 경고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 10일 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박정천·최선희 담화 이후 ICBM 시험발사… 김여정 담화 이후는?

    이날 김여정 담화 이후 북한의 무력도발 움직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담화 발표 이후 매번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행동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달만 해도 박정천 노동당 비서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상의 담화 이후 각각 미사일 도발을 자행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 부위원장은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스톰' 훈련을 맹비난하면서 지난 1일과 3일 각각 담화를 발표했다.

    당시 한미 공군이 북한의 무력도발에 비질런트스톰 훈련을 하루 연장한다고 발표하자, 박 부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불능의 국면에로 떠밀고 있다"며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경고가 있은 뒤 북한은 오후 9시35분부터 오후 9시49분까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또 지난 17일에는 최선희 외무상이 한·미·일 정상들의 캄보디아 프놈펜 공동성명을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한 이후 SRBM 1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쐈다. 

    당시 최 외무상은 조선중앙통신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도발적이며 허세적인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하여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를 비춰 볼 때 김여정의 담화 이후 북한이 군사적 움직임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오는 29일이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이라는 점에서, 이날을 전후해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나 ICBM 정상각도 발사 또는 제7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는 김정은 집권 10주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2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에서 개최된 제9차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에 참석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제7차 핵실험 준비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