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당일 9시24분 설렁탕집에서 저녁… 다급한 기색 없이 느긋하게 나가특수본, 직무유기·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이임재 입건해 수사 중
  •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강민석 기자
    ▲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강민석 기자
    이태원 참사 당일 압사 위험 신고가 쇄도하는 가운데 이임재 전 용산경찰청서장이 한 식당에서 태연히 식사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전 서장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용산 일대 집회 대응을 지휘한 뒤 오후 9시24분쯤 용산서 정보과장과 경비과장, 직원 등과 함께 용산서 인근의 한 설렁탕집을 방문해 20여 분간 식사했다.

    그 사이 이 전 서장에게 이태원 현장이 '긴급상황'이라는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당시 식당 폐쇄회로(CC)TV에 잡힌 이 전 서장은 다급한 모습 없이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식당에서 나온 이 전 서장은 관용차량에 탑승한 뒤 이태원 현장으로 향했다. 이 전 서장은 오후 10시쯤 사고 현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녹사평역에 도착했으나 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차량으로 이동했다.

    이 전 서장은 50여 분이 지난 오후 11시쯤 차량에서 내려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걷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사고 당시 통신사 접속 13만 명… 상황 심각성 모른 채 안일

    한편, 사고 당시 이태원동에는 13만 명 가까이 운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별 참사 당시 현장 인근 기지국 접속자 현황에 따르면, 참사가 벌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29일 오후 10~11시 사이 이태원1·2동에서 12만2204개(SKT 5만552개, KT 4만3527개, LG유플러스 2만8125개)의 통신 신호가 잡혔다.

    기지국에서 확인되지 않은 알뜰폰 사용자까지 포함하면 압사가 일어난 오후 10시대에만 약 13만  명의 인원이 이태원에 운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첫 112 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대에도 이미 10만268명(SKT 4만8118명, KT 3만3215명, LG유플러스 1만8935명)의 인파가 이태원에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참사 당일 사고 위험을 느끼고 접수된 112 신고 11건 중 4건과 관련해서만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핼러윈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았는데, 사고 당일에도 상황의 심각성을 간과한 채 안일하게 대처한 셈이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6일 이 전 서장을 직무유기,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참사 대응에 문제는 없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고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해당 보고를 작성한 상황실 직원을 소환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