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비행거리 760km, 고도 1920km, 속도는 마하 15" 분석전문가 "마하 15는 2단까지만 되고, 3단은 작동하지 않은 것"
  • ▲ 북한이 지난 3월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연합뉴스
    ▲ 북한이 지난 3월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3일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북의 ICBM 실험이 실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미사일 비행거리가 약 760km, 고도 약 1920km, 속도는 약 마하15로 분석했다. 일본 방향으로 향하던 미사일은 도중에 태평양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이날 북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 '화성-17형'인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은 길이 25.8m, 폭 2.6m로, 역대 가장 몸집이 큰 ICBM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17형'은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탄도미사일(MIRV)'로 파악되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괴물 ICBM'이라고도 불린다.

    ICBM이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비밀병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완성도는 여전히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ICBM의 기준 비행거리가 5500km 이상, 속도는 마하 2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발사된 '화성-17형'은 기준치에 크게 못미친다.

    또한, 지난 3월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발사된 '화성-17형'과 비교해도 비행거리나 고도에서 상당히 뒤쳐진다. 당시 '화성-17형'의 고도는 6248.5km, 비행거리는 1090km 수준이었다.

    다만, ICBM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단 분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볼 때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는 "북한 스스로 주장한 내용대로라면 이번 ICBM 발사는 실패"라며 "다만, 이번에 발사한 것은 비행 후 단 분리를 한 번 하고 떨어진 것 같은데,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박사는 그러나 "ICBM을 북한처럼 그렇게 크게 만들지 않는다"며 "그만큼 기술력 자체가 아직 안 된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 연구위원은 "미국과 러시아의 ICBM을 보면 총 3단을 쓰는데, 3단이 모두 제대로 추력을 내서 성능을 내면 마하20 이후로 넘어간다. 2단까지만 추력을 내면 속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이라며 "마하15까지 갔다는 것은 2단까지만 추진되고 3단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의 의도가 1단과 2단까지만 테스트한 것이라면 이번 ICBM 발사는 성공이겠으나, 그랬던 적이 없다"며 "미국이 적외선감시정찰자산으로 북의 ICBM이 3단까지 추진됐는지 확인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