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 다 해… 핼러윈은 '현상'"유상범 "전혀 동의할 수 없어"… 주호영 "적절치 않은 발언"박희영, 논란 커지자 사흘 만에 입장문 내고 "매우 송구"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며 "핼러윈은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핼러윈은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박 구청장의 발언과 관련 "전혀 거기에는 100% 동의할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은 뒤 MBC와 인터뷰에서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다.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며 "지난해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고 언급해 '면피성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박 구청장은 그러면서 "이것(핼러윈은)은 축제가 아니다"라며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역의 지자체장으로서 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 의원은 "그동안 축제가 이태원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서 이미 젊은 사람들의 행사가 돼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안"이라며 "비록 법적인 주체는 없더라도 늘 그(핼러윈) 행사는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해서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아쉬운 부분은 100% 인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유 의원은 "단순한 현상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이것은 그렇게 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후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을 두고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은 뒤, 박 구청장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앞에 답변 드린 것과 똑같다"며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국가의 책임이라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모든 것을 수용하고 책임 지는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 책임이 있고 없고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박 구청장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먼저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태원 참사 사흘 만에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이다.

    박 구청장은 "지금은 사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시간이고 장례 절차 및 부상자 치료 지원 등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라며 "구청장으로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그러면서 "애도기간이 끝나고 사고 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인근 골목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나온 인파가 한 번에 몰리며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오전 11시 기준 사망자 156명, 부상자 151명 등 사상자는 총 30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