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와 민생경제 엄중한 시국"… 정진석, 조기 전대설 일축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당권 레이스에 돌입한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이준석 가처분 리스크'를 떨치고 안정화돼가는 상황에서 당권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기자 간담회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묻는 질문에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며 사실상 조기 전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아 흔들렸던 지도체제를 확고히 확립하고, 안정적인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일단 첫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맡겨진 임무는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확립해 집권 여당으로서 윤석열정부 체제를 뒷받침하라고 정비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정 위원장은 "당연히 차기 지도체제를 위한 전당대회도 당내 주요 일정이지만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당권주자들을 향해서도 "우리나라가 안보상황과 민생경제 부분에서 엄중한 시국임을 감안할 때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에 나서는 모습을 당원 동지들이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권경쟁이 과열되는 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당권경쟁으로 우리 당의 국정감사 성과가 크게 부각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국정감사는 문재인정부 5년간 누적된 실정을 낱낱이 살펴보고, 책임을 묻는 골든타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금은 당권을 놓고 언론의 주목을 받을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한 권 의원은 "당권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에 서보려고 서로에게 견제구를 날릴 때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은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지적하고 민주당의 공세에 맞대응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여기서 성과를 올려야 할 때다. 그 성과로 자신이 정치적 리더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기국회가 끝난 시점부터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 준비에 50일가량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는 12월9일 정기국회가 끝난 뒤 내년 2월쯤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민의힘의 차기 당권주자로는 원내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원외에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중 김 의원과 안 의원은 각각 공부모임과 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일찌감치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에는 SNS를 통해 신경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롭게 출범할 차기 지도부의 지상과제는 단연코 총선 승리이며, 윤석열정부의 성공에만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그런 만큼 차기 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안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안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총선 승리는 필수다. 총선을 승리해야 개혁의 골든타임이 열리고, 국가도 국민도 성공할 수 있다"며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보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승리와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는 안 의원의 메시지에 전적으로 동감"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총선 승리라는 지상목표를 공유하고 계신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고 압력을 가했다.

한편, 나경원 전 의원은 전당대회와 관련해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언제 하는지도 결정이 안 됐다"며 "전당대회 스케줄이 나와야 우리가 당 대표가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하고 그와 관련된 입장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