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련 "MBC뉴스데스크 등 9건 방송, 방심위 고발""MBC,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말 삽입… 자막조작해""김어준·주진우·신장식 앞세운 TBS, '편파방송' 여전"
  • ▲ T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신장식의 신장개업' 진행을 맡고 있는 신장식 변호사.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공식 페이스북
    ▲ T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신장식의 신장개업' 진행을 맡고 있는 신장식 변호사.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공식 페이스북
    MBC 자막 생성 프로그램조차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임의로 해석·보도해 파문을 일으킨 MBC가 보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도 상당량의 뉴스 시간을 자사의 입장을 해명하는 데 할애하고, 전 언론사가 똑같이 보도했는데 자사만 고발당했다는 식의 아전인수 격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 '바이든' 자막 삽입… 타사 보도에 '각인 효과'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를 상대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정언론국민연대(이하 '공언련', 공정감시단장 이홍렬)'는 지난 4일 "9월 마지막 주(9월 26~10월 2일)에 방송된 공영방송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53건의 불공정 보도 사례가 포착됐다"며 "방송사별로는 TBS가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MBC 14건, YTN 11건, KBS 10건 순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발언과 관련한 편파·왜곡 보도가 많았다"고 분석한 공언련은 "자막 조작 논란을 빚은 MBC '뉴스데스크'는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 연속, 전체 뉴스 시간의 3분의 1가량을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 데 할애했다"고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MBC만 유일하게 '(미국)국회'를 자막으로 넣은 것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도 하지 않는 등 자사에 불리한 내용은 빼고 유리한 내용만 방송했다"며 MBC의 '사후 대처'도 바람직하지 않았음을 꼬집은 공언련은 "여러 전문가들이 최첨단 기계로도 판별하기 어렵다고 밝힌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바이든'으로 가장 먼저 보도함으로써 타사 보도에 '각인 효과'를 줬음에도, '모든 언론사가 똑같이 보도했는데 우리만 고발했다'며 되레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공언련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편파·왜곡 정도가 심한 MBC '뉴스데스크'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가 방송한 9건의 방송 프로그램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할 방침이다.

    자막 논란 '변명' 급급… 자사에 불리한 내용은 '모르쇠'

    공언련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7일 기자 리포트 곳곳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포함된 '이 XX'라는 대목을 '비속어'가 아닌 '욕설'로 규정했다.

    유OO 기자의 리포트, <여당 "MBC가 자막 조작">을 소개한 이OO 앵커는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욕설' 발언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라고 언급했고, 유 기자도 리포트를 통해 "당 내부에선 MBC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윤 대통령이 국회를 상대로 한 '욕설'에 대해선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인사 중 누가 '욕설'이라는 표현을 썼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OO 기자의 리포트를 다루면서도 이 앵커는 "대통령실은 '욕설'로 들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질이 아니라면서…"라고 '욕설'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고, 관련 방송에서 보도 경위를 설명한 이OO 기자는 "처음에는 '이 XX'가 욕설이라 가장 잘 들렸고요…"라고 밝혔다.

    '비속어 논란'에서 '욕설 프레임'으로 선회


    지난달 29일 뉴스데스크는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을 5건의 리포트로 약 18분 동안 방송하면서 "분명한 사실은 저희는 자막을 조작하지 않았습니다" "여권 주장대로라면 140여 개 언론사가 모두 자막을 조작한 게 되는 건데요"라며 MBC가 '(미국)국회' 자막을 넣어 타사에 각인 효과를 준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또 뉴스데스크는 MBC가 미국 국무부·백악관에 보낸 이메일에 'F' 욕설이 들어간 것에 대해 "AFP 통신의 영문 기사 표현을 인용했다"고만 할 뿐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는 국무부 회신 내용을 당초 보도에서 누락한 것도 해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내 비주류인 유승민 전 의원과 동아일보 특정 칼럼의 대통령실 비판을 자세히 소개해 마치 보수 진영의 일반적 분위기인 것처럼 호도했다.

    지난달 30일 뉴스데스크는 <학자들 "언론 자유 억압">이라는 리포트에서 국민의힘이 MBC를 검찰에 고발한 것을 비판하는 언론학자 3명과 법학자 1명의 견해를 소개했는데, 자사에 유리한 견해를 밝힌 학자 4명의 견해만 인용보도했다.

    특히 당일 국내 최고의 음성인식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가 MBC의 자막을 "데이터 조작"이라고 비판한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대다수 언론사가 같은 내용을 전했음에도 특정 언론사만 압박했다"면서 '(미국)국회'라는 자막을 넣은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에게 "치료 받으라"며 막말하는 공영방송

    지난달 26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의 진행자(신장식 변호사)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과 대담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해 "바이든 얘기했다고 동맹이 침해되느냐? 그건 동맹에 대한 과대한 망상 아니냐. 아니, 실수했다, 이러면 될 걸 가지고, 그 말 한 마디에 벌벌 떠는 본인은 윤 대통령 자신 아니냐?" "이거 국가를 위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빨리 정신건강 담당자를 임명해서 이 성정의 불안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언련은 "이는 대통령의 순방결과를 일방적으로 폄하하면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어떤 객관적 근거도 없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막말 수준의 방송을 한 것"이라며 "명백히 심의 기준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한 강연섭 MBC 언론노조 홍보국장은 앞서 MBC의 관련 보도를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 MBC 노동조합(MBC 3노조)에 대해 "(성명 중) '충분한 확인 절차 없이 직접 영상을 제작했다'는 부분이 과연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주장인 건지…, 말도 안 되는 허위사실을 갖고서 모함을 하는 걸 보통 중상모략이라고 한다"고 3노조를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공언련은 "이 사안을 다루려면 최소한 MBC 3노조의 입장을 같이 들어보는 것이 상식임에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일방적 입장만 들었다"고 비판했다.

    김학의 사건에 비유… '검찰 공화국' 프레임 씌워


    지난달 2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방송인 김어준)는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대해 "전쟁으로 치면 몰살당한 것" "이렇게 일관된 엉터리는 처음 본다"며 일방적으로 비방했다.

    이어 논란이 된 대통령의 발언 중 '바이든'과 '날리믄'에 대해서는 "바이든은 분명하게 잘 들리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렇게 대응하나 모르겠어요. 잘 안 들린다면 저희가 여러 번 들려드리겠습니다"라며 마치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라고 분명히 말한 것처럼 단정했다.

    지난달 27일 김어준은 같은 방송에서 MBC 자막 조작 사건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상조사 지시와 국민의힘의 고발에 대해 "김학의 사건이 그랬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죄가 무엇인지는 내가 결정하겠다. 나는 잘못이 없고, 내가 잘못했다는 방송사를 수사하라. 검찰공화국은 이렇게 작동한다"며 마치 검찰이 마음만 먹으면 죄 없는 MBC를 수사해 어떤 결과라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처럼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왜곡해 비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