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대위원장과 윤리위원이 상의하고 지시를 내리는군요" 발끈정진석 "문자 주고받은 건 지난달 13일… 점심 하자고 한 건 오늘""비대위와 윤리위 엮고 싶은 모양이지만"… 정진석 "사실과 달라""그땐 비대위원장 아니라 평의원"… 정진석 "개인적 의견 전했을 뿐"
  • ▲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연합뉴스
    ▲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를 놓고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과 의견을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이 19일 공개됐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지도부와 윤리위원이 징계를 상의한다며 반발했지만, 정 비대위원장은 해당 문자가 한 달 전 일이라며 '헛발질'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정 비대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 의원에게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보내자, 유 의원이 "성상납 부분 기소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장한 화면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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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화면에서 정 비대위원장은 "오늘 오찬 함께 합..."이라는 문자를 적었다. 이를 두고 이 전 대표는 즉각, 자신을 대상으로 한 '징계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리위원과 비대위원장이 경찰 수사 결과를 예측하며 징계를 상의하고 지시를 내리는군요"라며 "무리한 짓을 많이 하니까 이렇게 자꾸 사진에 찍히는 거다. 한 100번 잘못하면 한 번 정도 찍힐 텐데"라고 꼬집었다.

    전날 당 윤리위원회가 자신이 속한 정당을 향해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추가 징계 개시를 결정한 것과 관련, 이른바 '기획설'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정 비대위원장은 즉각 페이스북에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이 실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은 시점은 이 전 대표가 중징계 후 잠행을 깨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던 지난달 13일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정 비대위원장은 당직을 맡지 않은 평당원 신분이었다. 

    실제로 카카오톡 메시지는 사용자가 화면을 올렸다가 내리거나 새로운 메시지를 보내면 화면에 해당 메시지를 주고받은 날짜가 표기된다. 정 비대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한 달여 만에 점심을 함께하자고 연락한 모습이 포착돼 오해를 불렀다는 것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핸드폰에 뜬 제 문자는 지난달 13일 제가 유상범 의원에게 보낸 것이다. 그날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양두구육'(羊頭狗肉) 등 우리 당을 공격했다"며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맞은 전직 당 대표가 근신하기는커녕 당과 당원 동지를 향해 이런 무차별 막말과 폭언을 하는 건 경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적었다.

    "이준석, 사실관계 파악하고 페북 해야" 정진석 반박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평의원으로서 개별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당시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고, 평의원이었다. 이 전 대표가 일부 언론 보도를 보고 번개같이 말을 올렸다"고 지적한 정 비대위원장은 "미안하다. 어떻게든 비대위와 윤리위를 엮고 싶은 모양이지만, 저는 윤리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정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취재진에게도 "해당 문자는 8월13일 밤 8~9시경 유상범 의원과 나눈 문자이고, 그때 이후 오늘 처음으로 (유 의원에게) 점심을 함께하자고 문자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헛발질 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페이스북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어 "중징계를 받고 근신 중인 당 대표가 막말을 난사하는데 (유 의원에게) '윤리위가 경고 안 하느냐'는 말도 못 하나.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얘기를 했다"고 부연했다.

    유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시(8월13일)는 당 윤리위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전으로, 윤리위 전체의 의견과는 전혀 무방하며 사전에 상의된 내용도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윤리위원으로서 개인적 의견을 다른 의원에게 표한 것 자체는 부적절했다. 본의 아니게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