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故 노무현 묘역 참배… 권양숙 여사 예방해 '환담'"정치탄압 이미지 굳히기" 지적에… 민주당 "통상적 관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당 지도부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당 지도부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지지자들에게 검찰 수사를 받다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상기시켜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실용적 민생개혁으로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은 약 두 달 만이다.

    이후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사저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 예방 후 '오늘 묘역 참배는 어떻게 하게 된 것인가'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예방 후 "권 여사 사저에 방문해 환담을 나눴고 특별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며 "권 여사께서 요즘 민생이 어려우니까 민생을 잘 챙기고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무슨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안 수석대변인은 "주로 여사님 건강문제를 여쭤봤고, 앞으로도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얘기를 하셨다"며 "다른 최고위원들이 많이 있어서 다양한 환담을 나눴다"고 답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이번 방문 의미를 "당 대표가 되면 통상적으로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예방하는것이 통상적 관례였다. 그렇게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봉하마을을 방문함으로써 자신을 향한 경찰과 검찰 수사에 '정치탄압'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과거 검찰 수사를 받다 서거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검찰이 보복성 수사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과 관련 "본인이 답답하니까 하소연하러 간 것"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정치탄압 이미지를 굳히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앞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며 '민생'만 강조하고 나섰다. 직접적인 수사 관련 발언을 자제하며 자신을 향한 비우호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검·경의 수사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 대표 자신이 직접 대응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정부를 향해 "정쟁, 야당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마시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모든 정치는 국민을 향해야 하고, 모든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이날 자신의 '복심'인 정진상 전 경기도청 비서실장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했다. '대장동 키맨'으로 꼽히는 정 전 실장을 기용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사법 리스크를 정면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정적 제거'라고 표현한 것을 "무리한 레토릭"이라고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히려 검·경의 수사야말로 '야당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렇게 많은 범죄 의혹을 안고 선출된 야당 대표가 있었나? 범죄 혐의가 있으니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