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故 노무현 묘역 참배… 권양숙 여사 예방해 '환담'"정치탄압 이미지 굳히기" 지적에… 민주당 "통상적 관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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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지지자들에게 검찰 수사를 받다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상기시켜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실용적 민생개혁으로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은 약 두 달 만이다.이후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사저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 예방 후 '오늘 묘역 참배는 어떻게 하게 된 것인가'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예방 후 "권 여사 사저에 방문해 환담을 나눴고 특별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며 "권 여사께서 요즘 민생이 어려우니까 민생을 잘 챙기고 사회적 약자를 보살피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이 대표는 무슨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안 수석대변인은 "주로 여사님 건강문제를 여쭤봤고, 앞으로도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얘기를 하셨다"며 "다른 최고위원들이 많이 있어서 다양한 환담을 나눴다"고 답했다.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이번 방문 의미를 "당 대표가 되면 통상적으로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예방하는것이 통상적 관례였다. 그렇게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봉하마을을 방문함으로써 자신을 향한 경찰과 검찰 수사에 '정치탄압'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과거 검찰 수사를 받다 서거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지지자들에게 검찰이 보복성 수사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의 봉하마을 방문과 관련 "본인이 답답하니까 하소연하러 간 것"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정치탄압 이미지를 굳히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대표는 앞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며 '민생'만 강조하고 나섰다. 직접적인 수사 관련 발언을 자제하며 자신을 향한 비우호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그러나 검·경의 수사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 대표 자신이 직접 대응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정부를 향해 "정쟁, 야당탄압, 정적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마시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이 대표는 그러면서 "모든 정치는 국민을 향해야 하고, 모든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또 이날 자신의 '복심'인 정진상 전 경기도청 비서실장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했다. '대장동 키맨'으로 꼽히는 정 전 실장을 기용해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사법 리스크를 정면돌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정적 제거'라고 표현한 것을 "무리한 레토릭"이라고 반박했다.권 원내대표는 "오히려 검·경의 수사야말로 '야당 정상화'의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렇게 많은 범죄 의혹을 안고 선출된 야당 대표가 있었나? 범죄 혐의가 있으니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