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세액공제‧인재양성" 제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엔 선 그어"양향자는 신화적 존재"… 국민의힘 "원칙과 소신 갖고 올곧은 정치"
  • ▲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8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양향자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8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양향자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28일 출범과 동시에 첫 회의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이를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려는 것이다.

    위원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필두로 한 반도체특위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부위원장을 맡는다. 

    위원으로는 김영식‧양금희‧조명희‧윤주경 국민의힘 의원과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박인철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가 합류했다.

    민주당 출신 여당 특위 위원장에… 與 "천군만마"

    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위 1차 회의에서 "여당 특위 위원장을 야당 출신 의원이 맡는다는 것이 참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는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저는 퍼스트무버로서 또 한 번 국회의 역사가 되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 출범하는 특위의 키워드를 '초월'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제한 양 의원은 "이 자리는 정당을 초월하고, 기업을 초월하고, 세대를 초월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이다. 약 30년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또 민주당 출신 인사가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이날 회의에서는 양 의원을 향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광주여상을 나와 삼성전자에 입사해 연구·기술직으로 상무까지 오른 신화적 존재"라며 "지금은 무소속이지만 자신만의 원칙과 소신을 갖고 올곧은 정치를 하고 있다. 양 의원이 위원장 직을 수락해 줘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도 "양 의원은 당파를 다 떠나 대한민국의 미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신념을 갖고 계신 분"이라며 "특위를 맡아 주신 데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與 "정파 뛰어넘어 여야 협치의 모델 만들겠다"

    양 의원은 이날 반도체 정책방향으로 △규제개혁 △세액공제 △인재양성 등 총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면서 "국회가 개원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가 구성되는 대로 시급한 입법부터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경쟁해야 할 것은 상대의 정파가 아니라 미국·중국·대만·유럽·일본 등 반도체산업에 있어서 우리와 경쟁하는 세계적 국가"라고 강조한 양 의원은 "정책결정의 속도가 그들보다 빨라야 하고, 지원의 의지와 규모가 더 담대해야 하고, 정책의 구체성 또한 현장에 맞도록 높아야 글로벌 넘버원, '온리 원'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양 의원은 그러면서 "특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제적 경쟁 속에서, 또 여야 간 경쟁 속에서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반도체를 통해서 국가가 화합하고 국민이 함께하는 특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당 차원에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정부에서 K-반도체를 내세우고 올해 1월 반도체특별법이 통과했지만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우리나라가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살아남고 반도체시장을 선도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산업이 우리 최고의 먹거리이기 때문에 이것은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정말 힘을 합쳐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권 원내대표는 "이번 개원 협상이 잘 되면 국회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모시면서 규제 혁파에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앞으로 특위 활동이 잘 이뤄지도록 원내대표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성일종 정책위 의장도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경제, 안보, 미래"라며 "특위에서 R&D(연구개발)분야, 용수·전력·부지와 관련되는 덩어리 규제분야, 인재육성 부분, 세제 부분까지 다 다루고 정부와 협력하면서 슬기롭게 풀어내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설비투자에 40% 세액 감면을 해주고 있다. 이 문제를 다룰 때 기획재정부 세제 관련 실장 등 모든 분들을 부르겠다"고 밝힌 성 정책위 의장은 "R&D 예산이 부족하다면 경제부총리를 오시라 하고, 여야 예결위 간사들도 초대해서 논의하겠다. 증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의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 후 특위의 향후 계획과 관련 "기존 반도체특별법에 담지 못했던 여러 사안들이 있다"며 "세제지원, 인재양성, 규제개혁, 인프라 지원 등의 부분들이 섬세하게 이번 특위의 결과로 (법안에) 담기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입당 염두에 두지 않아"… 입당 가능성에는 선 그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양 의원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입당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특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는 무소속 의원으로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반도체에는 여야가 없다고 본다. 정파를 초월해서, 기업을 초월하고 모든 것을 초월해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양 의원은 "오히려 지금 저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위 합류 전후 대통령과 소통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양 의원은 "없었다"면서도 "다만 취임하시고 반도체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셔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어 "제 저서인 <과학기술 패권국가> 그 부분을 읽으셨나 할 정도로 자세한 말씀을 해 주셔서 대통령이 중요도를 이렇게까지 인식하고 있으면 반도체산업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했고, 특위도 힘을 받고 제대로 활동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 차원의 반도체특위 설치를 위해 민주당 의원과도 소통하느냐'는 질문에는 "개별적으로는 의원들과 말을 나눴다"며 "카이스트를 지역구로 두고 계신 이상민 의원은 먼저 국회 차원의 특위가 된다면 참여하겠다고 의견을 줬다"고 전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7월 보좌진의 성추문으로 인해 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 4월에는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으며, 이후 민주당 복당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