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연연 마라"… 국민의힘 '농지법 위반' 한상혁 사퇴 총공세"방송장악 음모의 시작"… 민주당 "방통위 좌지우지가 尹정부 속내"
  •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연합뉴스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비판 받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사퇴 협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후반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과 전반기 과방위원인 황보승희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이 더이상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한 위원장은 본인과 형제들이 소유한 농지(대전광역시 유성구 소재)가 농막으로 사용되지 않고 별장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농지법 '제3조의 2항 농막 등의 범위'에 따르면, 농작업에 직접 필요한 농자재 및 농기계 보관, 수확 농산물 간이 처리 또는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 외에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2층 구조, 테라스·데크·진입로 등을 설치할 수 없고 크기도 20㎡(약 6평) 이하여야 한다.

    한 위원장과 형제들은 2020년 1월14일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총 1445㎡(약 438평) 규모의 토지에 농막을 설치했는데, 이 농막에 세워진 건물 2개와 천막 1개를 합친 면적이 규제(20㎡) 범위를 초과했고, 한 건물에서는 데크가 설치됐다는 것이다.

    이에 박·황보 두 의원은 "포털의 도로뷰 사진을 확인한 결과 2018년에 아무것도 없이 비어 있던 농지에 한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하던 2019년 서서히 주택의 형태를 갖추더니 2022년 4월에는 별장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며 "명백한 농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무거운 공직의 자리에 나섰던 바로 그 해 불법적인 일이 시작됐다"고 짚은 두 의원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관계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고, 한 위원장 역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 의원들은 현장 주민의 제보를 근거로 "해당 농지 주변에 전원주택 조성 등 개발 호재가 있어 한 위원장이 상속받은 농지를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가족들 별장으로 사용하면서 용지변경과 개발차익까지 노린 것 아니냐는 추가적인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경기방송 신규방송사업자 공모 과정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지난 2월 경기방송 신규방송사업자 공모 결과 도로교통공단이 7개 신청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연 자격요건이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허가를 보류했다"고 상기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그간 지속적으로 방송 허가에서 도로교통공단의 보도 등 종합편성방송을 허용하고 있지 않았던 사실에 비춰보면, 공모 과정에서 걸러내야 할 사업자를 심사까지 마치고 그것도 1위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에야 탈락시키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라고 두 의원은 꼬집었다.

    "결국, 한 위원장의 방통위는 방송 주파수를 갖고 사업자를 농락한 것"이라고 주장한 두 의원은 "기본적인 ABC도 놓치는 방통위의 무능한 업무처리를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의힘 과방위원 일동은 한 위원장이 즉각 국민에 대한 사과와 함께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이원욱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과방위원(김상희·변재일·윤영찬·이용빈·전혜숙·조승래·조정식·정필모·홍익표)들은 "윤석열정부의 방통위원장 사퇴 협박"이라며 "방송 장악 음모의 시작"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7월 한 위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이 요구한 모든 부동산 자료를 제출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 농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가 없다"며 "그러다 느닷없이 보수언론의 검증되지 않은 보도를 받아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어 "문재인정부가 임명한 한 위원장을 무조건 사퇴하고 방통위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것이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의 속내"라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