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10일 페이스북에 "홍영표에게 사과한 개딸, 누구인지 생각하게 만들어""개딸은 자연발생적 집단, 정치거간꾼도 없어…정신세계 중심축은 페미니즘""이재명은 잘나서 앞에 선 동지 정도…개딸한테서 많이 배워 고마운 존재"
  •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뉴데일리 DB.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뉴데일리 DB.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개딸을 단지 이재명 팬덤으로 규정하는 건 바르지 않다"며 "이재명 팬덤 행동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강성 지지층으로 알려진 일명 '개딸(개혁의 딸들)'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개딸, 노무현‧문재인 팬덤과 많이 달라"

    황 씨는 "홍영표 사무실 문에다 홍영표 조롱 대자보를 붙인 개딸이 홍영표 사무실로 찾아가 사과를 했다"며 "개딸이 누구인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건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개딸'을 노무현 지지층 및 문재인 지지층과 비교해 분석했다. 

    황 씨는 노무현 지지층과 관련해 "노무현 팬덤은 강했지만, 노무현 반대편에 있는 정치인을 타깃 삼아 집단으로 괴롭히는 일은 없었다"며 "자연발생적인 정치인 팬덤은 대체로 정치인 그 한 사람만을 따르고, 주변의 복잡한 권력 싸움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지지층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팬덤은 달랐다"며 "자연발생적인 팬덤에다 정치 거간꾼이 조작한 팬덤이 더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치 거간꾼은 정치 권력과 팬덤 중간에 서서 장난질을 쳤다"며 "팬덤을 동원해 팬덤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괴롭혔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들만 유일한 문파라 주장하며 문재인지지 정치인과 시민까지 공격했다"며 "이제는 윤석열 지지 세력이 된, 벌레 이름으로 불리는 한때의 문빠가 그들 중의 한 무리"라고 꼬집었다.

    "개딸, 관용과 박애의 페미니스트"

    황씨는 '개딸'에 대해선 "이재명 팬덤인 듯 보이나 노무현 팬덤, 문재인 팬덤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며 "개딸은 자연발생적인 집단이고, 그들 속에서 정치 거간꾼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딸의 정신 세계를 이루는 중심축은 페미니즘"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페미니즘은 아니고, 시위 중 하는 행동과 구호를 보면 관용과 박애의 페미니스트"라고 정의 내렸다.

    이어 "이들 페미니스트가 지난 대선에서 문득 정치적 각성을 하게 되는데, 그 자극체가 이재명이었다"며 "개딸이 이재명 팬덤처럼 보이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 ▲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해 꽃다발을 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해 꽃다발을 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 이재명은 동지 불과"

    "개딸을 이재명 팬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굳이 다툴 생각은 없다"고 밝힌 황 씨는 "충분히 그렇게 보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재명 팬덤이 개딸의 전부인 것처럼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이어 "홍영표 사무실에 찾아가 사과하는 개딸을 보고 눈치 빠른 사람들은 이때까지의 정치인 팬덤과 성격이 다름을 대충 알아차렸을 것"이라며 "개딸은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고 이재명은 동지, 잘나서 제일 앞에 서 싸우는 동지 정도로 여긴다"고 밝혔다.

    끝으로 황 씨는 "나는 요즘 개딸한테서 많이 배운다"며 "그들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지역 사무실 입구에 대자보 테러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대자보에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홍영표 의원님이 말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치매가 아닌지 걱정되고 중증 애정결핍 또한 심각한 것 같다"는 비난이 포함됐다.

    이후 '개딸'은 홍 의원에게 사과를 했고, 홍 의원은 자신의 SNS에 "지역 사무실 입구에 모욕적인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던 분께서 어제 꽃다발을 들고 사과를 하러 오셨다"며 "사과를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소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