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선거… 민주당, 그 연장전에서 져""졌잘싸" 대선 패배 후 내부 평가 "충격적… 국민 정서에 배치" "국민 평가 좋아" "열심히 일한 정부"… 文정권엔 칭찬 일색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강민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강민석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1지방선거 참패 원인으로 "송영길 전 대표와 이재명 후보의 기이한 출마가 대선 연장전의 틀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직후부터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의원의 당권 장악을 저지한 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확보해 차기 대권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1년 일정의 미국유학을 떠났다.

    "민주당, '졌잘싸' 자평… 충격적이었다"

    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난 대통령선거는 역대급 비호감 선거였다. 그런 비호감 경쟁에서 민주당이 졌다. 그것을 인정한다면, 그 연장전을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연장전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40대 투표율이 굉장히 낮았는데, 40대가 민주당 지지기반 아닌가. 민주당 지지층에 투표에 기꺼이 참여하실 동기를 못 드린 것이다. 그런 동기를 드릴 만한 그 어떤 것이 없었다"고 질책한 이 전 대표는 "겨우 프레임처럼 되어버린 게 특정인 구하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자평한 것이 "충격이었다"고 토로한 이 전 대표는 "지지율 40%를 넘는 대통령을 가진 여당이 대선에 패배했는데도 지도부 스스로 '졌지만 잘 싸웠다'고 내놓고 평가한 것은 국민 일반의 정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그건 제가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저도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문재인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대체로 긍정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가 국민 평가를 비교적 좋게 받았던 것은, 여러 일을 성실하게 처리하고 괜찮은 결과를 냈다는 데 있다"며 "감염병이나 가축전염병 같은 사회재난, 산불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 참 잘 대처하더라. 그런 데서 믿음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를 놓고 보면 열심히 일한 정부였다, 대단히 진지한 정부였다, 이건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한 이 전 대표는 "그럼에도 정부는 결과로 평가받는 것이니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부동산과 국민통합은 아쉽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고, 그것이 지금도 그림자를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5년 뒤 대권 도전하나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2일 선거 패배에 따른 '이재명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고 일갈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이어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및 친낙(친이낙연) 의원들이 일제히 '이재명 책임론'을 띄우기 시작했다. 전해철·홍영표·신동근·김종민·윤영찬 등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반발했고 계파 간 대립이 본격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유학을 떠난 이 전 대표가 대리인을 통해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차기 당 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의원에게 석패한 이 전 대표가 공천권을 손에 쥐게 되면 차기 대권 도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저지함으로써 당 내 주류인 친문 및 친낙 세력을 결집해 우위를 점하는 효과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았을 경우 무자비하게 칼자루를 휘두를 수 있다. 친문·친낙 의원들은 살기 위해서 이를 저지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평론가는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지역에 단단한 기반이 있다. 당장 본인은 미국에 나가 있지만 대리인이 당권을 잡으면 된다"며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는 것만은 피할 것"이라고 에상했다.

    황 평론가는 "이재명 의원이 '개딸(개혁의딸)'이나 '양아들(양심의아들)'을 앞장세워 당권을 장악하면 친문·친낙 의원들은 파리목숨"이라고 분석한 황 평론가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판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낙연 "저주와 공격,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 달라"

    7일 미국 출국 비행기에 오르기 전 이 전 대표는 "어떤 사람들은 국내가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떠나냐고 나무라지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국내의 여러 문제는 책임 있는 분들이 잘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동지들이 양심과 지성으로 잘 해결해가리라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과 관련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사람은 경멸하고 증오한다. 이것을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주실 거라 믿는다.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그것을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 주시길 바란다"며 "사랑과 정의, 열정과 상식이 승리한다고 저는 믿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 전 대표는 1년간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