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혹·대선 연장전으로 최대 격전지…결국 김동연 당선김은혜+강용석 표 합하면 김동연에 앞서…책임론 회피 못할 듯대장동 국회 자료요구·자체 행정감사 무산 우려…李 의혹 방패
  •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강용석 무소속 후보.ⓒ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 캡처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강용석 무소속 후보.ⓒ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 캡처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낙선했다. 경기도는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관련 각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국민의힘이 도정 탈환을 재차 다짐한 곳이다.

    복당을 시도했다가 불발되자 윤석열 대통령과 거짓 통화 논란 등에도 완주를 강행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김은혜와 초접전 벌이다 당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는 49.06%(282만7593표)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김은혜 후보는 48.91%(281만8680표)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913표다. 김은혜 후보가 초박빙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다가 2일 오전 5시32분쯤 역전된 후 그대로 결과가 굳어진 것이다.

    이어 강용석 무소속 후보 0.95%(5만4758표), 황순식 정의당 후보 0.66%(3만8525표), 송영주 진보당 후보 0.24%(1만3939표), 서태성 기본소득당 후보 0.16%(9314표) 순이다.

    경기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법인카드 사적유용 등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의 각종 의혹을 밝혀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이 승리 의지를 재차 다졌던 곳이다. 경기도정 탈환에 실패하면서 대장동 관련 국회 자료제출 요청과 지방자치단체장 자체 행정감사 등이 원활히 이뤄질지 미지수다.

    특히 김은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입' 역할인 대변인을 지내고,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을 계승한다'라고 밝힌 점에서 두 후보의 맞대결은 대선 연장전으로 꼽혔다. 때마침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를 떠나 인천으로 가면서 국민의힘은 심판론에 불을 붙이며 도정교체로 정권교체를 완성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경기지사 탈환 실패로 압승이 신승으로

    그러나 지방선거 압승 분위기로 환호했던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선거 패배로 '신승'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민주당엔 이 후보의 경기도를 지키고 '윤심'(尹心)을 꺾었다는 평가를 내릴 길을 터줬다.

    강 후보가 끝까지 완주함에 따라 우파진영에서는 '강용석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단순 계산으로 같은 우파후보인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의 표를 합한다면 경쟁자인 김동연 후보 표보다 많기 때문이다.

    앞서 강용석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아나운서를 비하한 사실이 밝혀지며 2010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제명·출당 처분을 받았다.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토론회 뒤풀이 자리에서 "여성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제명 처분을 받은 자의 경우 5년 이내 재입당할 수 없지만 12년이 지나 요건이 갖춰졌다. 그러나 지난 4월7일 강 후보 복당안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허됐다.

    강용석, 지선서 尹 통화 거짓말 논란만 낳아

    강 후보 등은 복당 불허 이유에 대해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같은 달 9일 강 후보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서는 강 후보가 "다 고발도 취하하고 영상도 다 내리고 다 할게요"라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이 대표는 "서로 길게 얘기할 필요 없는데 왜 그러고 있냐"고 답했다.

    이 대표가 녹음 파일을 공개했음에도 강 후보는 다음날 페이스북에 "제가 무엇을 할 테니 무엇을 해달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강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김 후보와 화해를 당부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졌다.

    앞서 강 후보는 지난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김 후보보다 인연이 깊다"며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주에도 연락해서 '이미 (김 후보가) 후보로 결정된 마당에 왜 김 후보를 공격하나. 함께 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글에서 "대통령은 강용석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 보도에 참고하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한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에는 "김동연 후보 경기도지사 당선! 땡큐 강용석!"이라는 글과 함께 김동연 후보와 강용석 후보가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주먹을 쥐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