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충청·TK·부울경 석권… 경기도선 접전 끝에 패배민주당, 호남서 겨우 체면치레… 참패 속 김동연 역전승이 위안野 지방선거 참패 요인으로 이재명·내분·성추문 등 꼽혀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정상윤 기자
    20대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러진 전국단위선거인 6·1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와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지역 등에서만 승리를 챙기는데 그쳤다.

    경기도서 접전끝에 野 김동연 당선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가 열린 17곳 중 서울·인천·강원·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대전·세종·충남·충북 등 12곳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경기·광주·전남·전북·제주에서만 광역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9.05%(260만8217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송영길 민주당 후보(39.23%, 173만3141표)를 압도했다. 

    개표가 완료된 인천시장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는 51.76%(63만4250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44.55%, 54만5885표)를 제쳤다. 

    마지막까지 초접전을 펼치며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로 꼽힌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김동연 후보는 최종 득표율 49.06%(282만7593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48.91%, 281만8680표다.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에게 개표 내내 뒤지다 2일 오전 5시30분경 첫 역전에 성공한 뒤 오전 7시 경 당선이 확실해졌다.

    충청·TK·부울경 국민의힘 싹쓸이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TK(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후보는 78,75%(68만5159표), 이철우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후보는 77.95%(90만4675표)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석권했던 부울경도 국민의힘이 모두 되찾았다. 

    부산시장선거에서는 현 시장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6.36%(93만8601표)를 기록하면서 변성완 민주당 후보(32.23%, 45만5901표)에 앞섰다. 울산시에서는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59.78%(29만563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문재인 대통령의 '절친'으로 불리는 송철호 민주당 후보(40.21%, 19만5430표)를 이겼다.

    현재(2일 오전 8시48분) 개표율 99.97%를 보이는 경남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65.7%, 96만3398표)가 양문석 민주당 후보(29.43%, 43만1509표)를 크게 앞서며 당선됐다.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충청권도 국민의힘이 싹쓸이했다. 접전 지역으로 꼽힌 대전광역시장 선거에서는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51.19%, 31만35표를 획득했다. 이어 허태정 민주당 후보가 48.8%(29만5555표)로 뒤를 이었다. 세종시장은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가 52.83%(7만8415표)의 득표율로 현역 시장인 이춘희 민주당 후보(47.16%,6만9995표)를 눌렀다. 

    민주, 호남·제주서 여유롭게 승리

    충남지사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53.87%, 46만8658표)가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현역 충남지사인 양승조 민주당 후보는 46.12%, 40만1308표를 얻었다. 충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가 58.19%(39만5517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노영민 민주당 후보(41.8%, 28만4166표)에게 승리를 거뒀다. 

    12년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던 강원도지사선거에서는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54.07%(40만9461표)를 기록해 이광재 민주당 후보(45.92%, 34만7766표)에 승리했다.

    민주당은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과 제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호남에서조차 국민의힘 후보들의 득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호남에서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역대 보수 정당 후보로서 기록한 최고치(광주 12.7%, 전남 11.4%, 전북 14.4%)를 모두 넘겼다.

    먼저 광주시장선거에서는 강기정 민주당 후보가 74.91%(33만4699표)를 얻어 당선됐다. 주기환 국민의힘 후보는 15.9%, 7만1062표를 받았다. 전북지사선거 출구조사에서는 김관영 민주당 후보가 82.11%, 59만1510표로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조배숙 국민의힘 후보는 17.88%, 12만8828표를 기록했다. 전남지사선거에서는 김영록 민주당 후보가 75.74%로 67만2433표를 얻어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18.81%, 16만7020표)를 눌렀다. 

    제주도에서는 오영훈 민주당 후보가 55.14%(16만3116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는 39.48%(11만6786표)다. 

    野, 고전 이유로 사령탑 이재명·내분·성추문 꼽혀

    민주당의 참패는 지난 3월에 펼쳐졌던 20대 대선 패배를 결국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민주당이 불과 0.73%p 차로 대선에서 패배한 뒤 반성보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등 입법폭주를 반복하면서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 패배 이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민주당이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위원장을 지방선거 사령탑으로 내세우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이 위원장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보궐선거에서 정치적 고향인 성남이 아닌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구에 출마한 것도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키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일 통화에서 "대선후보이자 당의 자산인 이재명 위원장을 아껴야 한다는 주장이 당 내에서도 계속 있었지만,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반성보다는 강경한 선거전을 택한 것"이라며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거물 정치인이 지역구를 옮겨 다니는 듯한 인상도 여론의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박지현 위원장과 윤호중 위원장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내분 양상을 보인 것도 선거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당 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생) 의원들의 용퇴를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다음날 회의에서는 윤 위원장이 박 위원장의 행동에 불쾌함을 표시하며 비대위 회의 도중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밖에도 민주당 내부에서 계속된 성추문 의혹도 패배에 한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전이 한창이던 5월12일 3선 중진의원인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