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박병석 중재안 합의에 민주당 검수완박 강행 명분 내줘최고위 등 여론전에만 집중… 권성동, 박병석 면담했지만 성과 없어지도부, 투쟁 방식 주도 아닌 따라가기 급급… 일각서 "답답하다" 토로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완료를 하루 앞두고 결사 저지를 외치고 있지만, 의석수 차이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미 권성동 원내대표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함에 따라 민주당에 명분을 내주고 투쟁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전 펼치며 文 거부권에만 기대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2일 최고위원회의와 논평, 박 의장 면담 등을 이어가며 검수완박 반대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준석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민심을 저버린 입법 쿠데타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완전히 박살나는 '지민완박'으로 결론이 날 거라고 얘기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모든 과정을 일사불란하게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에 조언한다. 우리도 예전에 의석 수로 힘자랑하다 망해 봐서 잘 안다"며 "민주당의 폭거는 꼭 큰 대가를 치를 것이고, 이번 지방선거가 첫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 대부분을 문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에 할애했다. 이례적으로 '대통령님'이라며 존칭을 쓰는 등 민주당의 입법독주를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법안 거부권 행사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헌정 수호라는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거부권 행사가 마땅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꼼수 탈당, 꼼수 회의 쪼개기, 본회의 통과도 모자라 꼼수 국무회의를 주문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동조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기어이 '헌정완박'의 길을 걷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님. 검수완박 거부권 행사는 지난 5년간의 실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마지막 기회다. 최소한 마지막이라도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한 권 원내대표는 "퇴임 후 개인의 안위를 위해 국가수반으로서의 존엄마저 포기하겠나. 지난날 국민을 속이려 할 때마다 국민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이 이성을 잃었다. 부디 문재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민주당의 입법독재로부터 국민과 국가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3일 검수완박 입법 마무리 예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열고 검찰의 수사 대상 범죄를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경제분야 범죄로 축소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의장실 문 앞을 막아서는 등 총력저지에 나섰으나 결국 입법을 막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3일 본회의를 열고 '별건수사 금지'를 명문화한 검수완박 나머지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박 의장과 면담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권 원내대표는 면담 후 "내일 본회의 개의 시기가 원래 오후 2시인데 오전 10시로 당기는 문제에 대해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사개특위 구성안에 대해 본회의에 상정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도 했다. 박병석 의장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합의 번복 후 여론전도 힘 안 실려

    의석 수가 차이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으나 별다른 투쟁 없이 여론전에만 호소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2일 검수완박 법안을 합의한 후 뒤집은 만큼 그 주장에도 힘이 실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뒤늦게 청와대 앞 릴레이 피켓시위 등에 나섰으나 이마저 여론전을 주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국민의힘이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자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이 국민투표를 언급했고, 당이 투쟁 방식을 따라오는 모양새도 보이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이 양심을 버리니까 방법이 없다. 집권하면 힘을 가져야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한탄했다.

    국민의힘은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규탄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 아직 안을 확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원내지도부가 투쟁방식을 두고 의원들과 소통도 미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지도부가 어떤 방식으로 투쟁할지 공유받은 바 없다"며 "저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