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다시 TK 찾아… 朴 생가서 "박정희 혁명 배우겠다""이재명 옆에 있는 사람들이 민주당정권 망가뜨린 주역들""40~50년 전 한물간 사회혁명 이념에 도취해 꿈에서 못 깨어나"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故박  전 대통령과 故육영수 여사 영정에 헌화 하고 있다.ⓒ경북 구미=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故박 전 대통령과 故육영수 여사 영정에 헌화 하고 있다.ⓒ경북 구미=강민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사흘 만에 다시 TK(대구·경북)지역을 찾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존경심을 표한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텃밭' 다지기에 주력했다.

    윤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시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실현하시고 농촌 새마을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사회혁명을 이뤄내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투자하셨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세계적인 대전환기이고,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한 윤 후보는 "제가 오늘 방명록에 쓴 것과 같이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사회혁명을 지금의 시대에 맞춰 다시 꼼꼼하게 제대로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사흘 만에 '텃밭' 찾아 지지층 결집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도착하자 지지자 500여 명이 몰리며 기존 대열이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지자들은 '당당하고 힘 있는 진짜 평화'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우리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등의 피켓을 들고 "대통령 윤석열"을 외쳤다.

    지난해 9월17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윤 후보는 추모관 내부의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초상화 앞에서 인사 후 헌화했고, 생가 사랑채 등을 둘러봤다. 방명록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사회 혁명 다시 제대로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대구를 방문한 후 사흘 만에 또다시 TK지역을 찾은 이유는 충청·호남을 방문해 외연 확장에 주력하면서 핵심 지지층의 서운함을 달래고 선거운동 초반 결집을 이루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텃밭'에 온 만큼 윤 후보의 발언은 명확해지고 날이 섰다.

    "박정희, 나라와 국민 살려"

    윤 후보는 구미역 앞 유세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나라를 완전히 바꾸셨고 시대에 뒤떨어진 좌파, 사회혁명 이론이 아니고 나라와 국민을 살렸다. 이게 진정한 혁명이 아니면 뭐겠나"라며 "제가 늘 말씀드리는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지난 5년간 민주당정권을 망가뜨린 주역들"이라고 규정한 윤 후보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고 하지만, 이 경제위기 누가 만들었나. 부동산 위기, 코로나 방역 대처의 위기 이런 걸 만들지 않았느냐"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이 후보의 각종 의혹을 짚으며 비판을 이어갔다. "특권과 반칙에 유능한 것을 경제대통령이라고 하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꼰 윤 후보는 "국민의 돈을 개인적으로 마구 써대고, 요새 TV에 나오지만 자기 옆집에 산하 공공기관의 돈으로 알 수 없는 집을 마련했다. 그러면서도 거짓 변명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이 후보가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가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말을 바꾼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칭송하더니 호남지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진짜 존경하는 줄 아나보다'라고 하고, 오늘 순천에서는 박정희 군사정권의 패악이 지역을 갈라치기 한 거라고 했다. 이 사람들은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것으로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40년, 50년 전에 한물간 사회혁명 이념에 도취해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계속 세력을 이어가고 족보팔이를 해서 이권세력을 구축해 나라가 이렇게 됐다"며 "3월9일을 대한민국이 확 바뀌는 국민 승리의 날로 만들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경북 상주 풍물시장에서 이른바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경북 상주=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경북 상주 풍물시장에서 이른바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경북 상주=강민석 기자
    "대장동 몸통 돌연변이 정당 심판해야"

    이어 경북 상주 풍물시장을 방문한 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여당을 심판해야 민주당 내 기득권세력을 타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도 괜찮은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여러분 다 아시지 않나"라고 자문한 뒤 "소수의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당 안팎에서 조종하니까 상식 있고 훌륭한 정치인이 기를 못 쓰게 된 거 아닌가"라고 자답했다.

    "우리가 집권해도 야당이 괜찮아야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고 피력한 윤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을 강력히 심판해야 한다. 저 대장동 부패세력의 몸통을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저런 돌연변이 정당에 대해 우리 경북인께서 강력한 심판을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사람이 살다 보면 법을 다 못 지킬 수도 있다. 그런 점도 이해하고 우리가 품고 나갈 수 있다"면서도 "백성들, 국민의 이 피 같은 재산을 약탈하는 사람을 대선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이 경제를 일으키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겠는가"라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는 지금까지 연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세 가지 퇴출해야 할 문제로 △실업 △부정부패 △지역감정을 꼽았으나, 이날은 TK지역인 만큼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북도당 추산 1만여 명이 운집했다"며 "상주 풍물시장이 생긴 이래 최대 인파"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후 대구로 자리를 옮겨 대구 달성군 대실역 앞에서 이준석 국민으힘 대표와 합동유세를 이어간다. 이어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대구의 자존심으로 나라를 지키는 정권교체"라는 제목의 유세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굳어진 '어퍼컷' 세리머니를 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코로나, 집값, 세금폭탄, 갈라치기로 고통받고 제 편끼리 나눠 먹는 부정부패에 상처받고 있다"며 "이에 윤석열 후보가 2002년 아직 IMF의 고통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불어넣어 준 한일월드컵의 감동을 다시 한번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의지를 담아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세리머니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