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카드 결제 후 법인카드로 바꿔치기… '10건, 112만원 내역' 추가 폭로돼"12만원 넘으니 나누세요, 무슨 말인지 알죠?… 지시 받고 자택으로 배달했다"한우, 초밥, 복어, 백숙, 중식당… 이재명 자택서 가까운 식당 7곳 이용"남편이 몸 안좋다" 김혜경 혼자 와서 백숙 포장… 식당 사장 증언도 나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뉴데일리DB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와 배우자 김혜경씨.ⓒ뉴데일리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를 둘러싼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제보자 A씨가 김씨의 기자회견 하루 만인 10일, 초밥·한우·복어요리·백숙전문점 등 각종 식당에서 자신의 개인 카드로 총 111만8000원어치를 각각 결제한 다음 경기도 법인카드로 바꿔 결제한 내역을 추가로 폭로한 것이다.

    재보자 A씨 개인카드로 112만여 원 결제한 뒤 법인카드로

    A씨는 이날 동아일보에 김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정황 10여 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A씨는 경기도청 비서실 7급 공무원으로 일하던 지난해 4~10월 자신의 개인카드로 우선 음식을 구매한 뒤 며칠 내로 이를 취소하고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한 내역을 제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결제 내역은 총 11건에 달했다. 경기도 성남시와 수원시에 위치한 백숙전문점·중식당·B초밥전문점·C초밥전문점·복어요리전문점·베트남음식점·한우전문점 등 7곳에서다.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우전문점 4월13일 11만8000원 ▲베트남음식점 4월23일 9만8000원, 30일 11만1000원 ▲중식당 7월13일 7만9000원, 23일 7만9000원 ▲B초밥전문점 5월4일 10만5000원, 28일 8만8000원, 6월29일 8만8000원 ▲C초밥전문점 5월7일 11만2000원 ▲복어요리전문점 5월18일 12만원 ▲백숙전문점 10월5일 12만원 등이다.

    A씨는 구매한 음식을 모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김씨의 자택으로 배달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식당 7곳의 위치는 대부분 경기도청보다 김씨의 자택에 더 가까웠다는 지적이다.

    수내동 자택에서 도보 또는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식당들이 경기도청에서는 승용차로 40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배모 씨, A씨에게 "12만원으로 긁어라" 지시 녹취록

    이와 함께 A씨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녹취록에는 당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사무관 배모 씨가 A씨에게 카드 결제 금액을 12만원 이내로 맞추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함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배씨는 지난해 4월 베트남음식점 결제와 관련해 A씨에게 "오늘 13만원이 넘거든요. 오늘 거 12만원 하나 긁어 오고요, 지난번 거하고 오늘 나머지 거 합쳐서 (12만원 안쪽으로) 하나로 긁어 오세요. 무슨 말인지 알죠?"라고 주문했다.

    이에 A씨가 "12만원에 맞추면 되는 거죠, 양쪽으로?"라고 되묻자 배씨는 "네, 12만원 안쪽으로 두 장으로"라고 답했다.

    배씨가 결제금액을 모두 12만원 이하의 선으로 맞추려고 노력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청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는 A씨가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 취소한 금액과 날짜가 공교롭게도 일치하는 지출 내역이 포착됐다.

    예를 들어 경기도청 총무과가 '광역행정 업무협력방안 논의'를 목적으로 지난해 10월6일 지출한 업무추진비가 A씨가 백숙전문점에서 자신의 카드로 우선 결제했다 취소한 액수와 같은 식이다. A씨가 카드 결제를 취소한 날짜도 10월6일과 일치한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공직자 접대비로 지출하는 업무추진비는 1인당 3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모임 인원이 4인 이하로 제한됐던 점을 감안하면, 배씨가 결제금액을 12만원 이하로 맞추려 했던 대목에서 의구심이 제기된다.

    또 보도에는 김씨를 기억하는 백숙전문점 사장의 증언도 실렸다. 사장은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김혜경 씨 혼자 와서 '남편(이 후보)이 몸이 안 좋다'며 백숙을 포장해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野 "김혜경의 '분당 맛집투어' 위해 도청 부서 카드 동원에 쪼개기"

    강전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근부대변인은 10일 "김혜경 씨 '분당 맛집투어'를 위해 도청 여러 부서 카드 동원에 쪼개기까지" 제목의 논평을 내고 "카드의 사용 수법은 개인카드로 먼저 결제한 뒤 다음날 법인카드를 결제하는 방식이며, 회당 결제·취소액은 7만9000원~12만원이었는데 12만원이 넘으면 쪼개기 결재 수법까지 동원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 대변인도 앞서 김혜경 씨의 이른바 '소고기깡' 의혹이 불거졌을 때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원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에서 "'BK12'(법인카드 12만 원)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5급 배모 씨가 7급 A공무원에게 '12만원에 맞춰'라고 지시한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금액과 맥을 같이한다"며 "김영란법에 따라 직원 회식비 1인당 3만원, 코로나 때문에 4인 이상 금지로,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를 긁을 때는 12만원이 가장 자연스러운 액수라는 말이 나돈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혜경 씨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김씨의 기자회견에 A씨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한 기자회견이었다"며 "김혜경 여사는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인정하고 사과한다면서도 정작 답하지 않은 질문 '법카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 기자들을 대신해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