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 52.4% "단일화 필요없다는 발상은 위험하고 안일해" 단일화 촉구이준석은 "단일화 방식 고려 안 해" 선 그어… '주말까지 안철수 결단' 촉구전문가 "단일화 못하면 대선을 그날 운에 맡기는 셈… 후보들끼리 결단해야"
  •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3·9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가열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통 큰 담판론'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安과 비공개로 결정할 사안"… 단일화 '담판론' 대두

    야권 후보 간 직접 담판론에 불씨를 당긴 것은 단일화의 당사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와 단일화 관련 질문에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단일화를 한다면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것이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지난한 단일화 과정보다 후보 간 소통을 통해 직접 담판을 짓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도 단일화에 관한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통해 "(단일화와 관련)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하루 만인 7일에는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다만 직접 담판을 강조하면서도 단일화에 더욱 열린 자세로 임하는 윤 후보와 달리 당 지도부는 좀 더 강경하게 '반대' 견해를 보이는 모습이다.

    이준석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 安 처지상 가당치 않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 후보 측과 직접 소통을 안 하고 있고, 단일화 방식에 대한 고려도 안 하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소위 단일화라고 하는 것은 좁은 의미에서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 안철수 후보가 놓인 처지나 이런 것을 봤을 때 그런 방식은 가당치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러 경로에서 '안 후보가 어떤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희는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라든지 이런 것들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재 안 후보의 지지율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지금 안 후보가 가진 지지율은 보수 성향과 약간 거리가 있을 수 있는, 단일화라는 절차를 통해 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우리 후보에게 그대로 오롯이 편입되기는 어려운 지지율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선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인 데다 윤·안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고려할 때 실무협상을 통한 단일화는 성사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완주 의지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안 후보가 사실상 선거 모드에 돌입한다. 상당한 비용 지출과 더불어 선거에 참여한 다음에 빠지는 것은 어렵다"고 분석한 이 대표는 "이번주 금요일 이전에, 주말 이전에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사실상 안 후보의 '결단'을 종용했다.

    "후보 간 담판, 추진되더라라도 극비에 부쳐질 것"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러나 이 대표의 강경한 반대 기조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수조사(국민일보, 7일)에서도 단일화 찬성론이 다소 우세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내에서 '야권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은 의원은 과반인 55명(52.4%)에 달했다.

    국민의힘 선대본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집계돼도 '단일화가 필요없다'는 발상은 위험하고 안일하다"며 "설사 야권 단일화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 표가 결집되더라도 우리 쪽 결집 현상과 이득은 더 클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윤·안 후보 간 '직접 담판'과 관련해서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공통분모는 '공개적인 단일화 추진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좁혀진 것 같다"며 "유의미한 결과가 있다면 공표하더라도 그때까지는 비공개로, 극비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野 단일화 안 하면 '그날'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현재 '박빙' 상태인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날(3월9일 대선) 운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물리적으로 여론조사를 통한 지난한 과정보다 (윤·안) 후보들끼리 만나 이른바 '결단'을 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8일 대선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단일화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국민의힘에서) 어떤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고민하고 있지 않다.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려고 나왔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