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종로, 상징적 인물 세우기로… 원희룡·최재형 검토서초갑, 이혜훈·전희경·조은희 3파전… 본선보다 치열한 당 내 경선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KBIZ홀에서 열린 '우리가 윤석열이다!'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KBIZ홀에서 열린 '우리가 윤석열이다!'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강민석 기자
    3·9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20여 일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 방침을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정치 1번지'로 이목이 쏠린 서울 종로는 전략공천하기로 했고,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갑은 5인 경선을 진행한다. 서초갑은 이혜훈·전희경·조은희 등 여성정치인의 3파전이 될 전망이다.

    원희룡·최재형 고려? 종로는 전략공천으로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관위는 전날 저녁 제4차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사안을 결정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의원직을 사퇴해 공석이 된 서울 종로지역구는 우선추천지역 즉, 전략공천을 한다.

    전략공천은 기존에 출마를 신청한 후보가 아닌, 당에서 인물을 정하는 방식이다. 전 당협위원장인 정문헌 전 의원을 비롯해 5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대선후보와 함께 뛰는 '러닝메이트' 성격이 짙은 만큼 상징적 인물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은 아직 전략공천할 인물을 정하지 않았지만,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이미 무(無)공천지역으로 결정한 만큼 무혈입성이 가능해 청년정치인을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중량급 인사가 적합하다는 방향으로 무게가 쏠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종로는 유권자들이 '정치 1번지'라는 자부심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에서 전략공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종로 당원 20여 명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종로 당원은 낙하산공천을 반대한다' '특혜공천 반대' '종로는 종로사람' 등의 피켓을 들었다.

    서초갑 여성정치인 3인 혈투

    재보선이 치러지는 5곳(서울 종로, 서울 서초갑,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 대구 중남구) 가운데 서초갑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후보를 내는 유일한 곳이다. 다만 국민의힘 '텃밭'으로 평가되는 만큼 여야 후보의 본선보다 국민의힘 경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전날 여성후보라는 점을 우선 고려했다며 이정근 미래사무부총장 공천을 확정했다. 이 사무부총장은 서초갑 지역위원장으로 21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국민의힘은 서초갑 후보 10명 중 5명을 컷오프 해 경선을 치른다. 5명의 경선후보는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 전옥현 전 국정원 제1차장, 현직 서초갑 당협위원장인 전희경 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이다.

    이혜훈·전희경·조은희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공관위는 당의 만류에도 서초갑 출마를 위해 서초구청장직을 내려놓은 조은희 전 구청장에게 경선 페널티(벌점) 5%를 부여하기로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자 3선 의원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재보선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만큼 자신이 당장 선거에서의 도움과 정권교체 후 윤석열정부 성공에 보탬이 될 후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문재인정권 최악의 실패가 부동산세금이다. 이 가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전문성으로 제압하고 경륜으로 설득하는 힘 있는 경제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오세훈 시장의 선거 캐치프레이즈였던 '첫날부터 능숙하게'처럼 바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제가 대선을 이기고, 이후 국정운영 성공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현직 서초갑 당협위원장으로 내정된 만큼 정권교체를 위해 선택된 인물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 전 의원은 통화에서 "정권을 교체해도 여소야대 정국이다. 저는 180석 민주당과 맞서 싸워 윤석열정부를 뒷받침할 인물"이라며 "의정활동을 통해 입증된 실력과 투지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아 국회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조 전 구청장은 자신이 과거부터 기획해온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을 윤석열후보와 오세훈 시장이 약속한 만큼 국회에 입성해 이를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전 구청장은 통화에서 "윤석열·조은희·오세훈 3남매가 손잡고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제대로 하겠다"며 "세금폭탄, 재건축규제도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10일 당원투표·국민여론조사 거쳐 후보 선출

    국민의힘은 또 청주 상당의 경우 정우택 전 의원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김기윤 변호사 등 3인의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경선은 오는 10일 실시하고, 당원선거인단 투표 50%와 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득표율을 산출하기로 했다. 결선이 발생할 경우 11일 실시한다.

    경기도 안성지역구는 김학용 전 의원으로 단수추천됐다. 단수추천은 출마를 희망한 후보 중 한 명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이 해당 지역구에 공천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김 전 의원의 당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