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이재명 장남 고발… 공지 22분만에 취소 알려와김종인 "당면한 사태 어떻게 해결할지 맞춰 논쟁하자" 제안
  • ▲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종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당초 예정된 '불법 도박 논란'이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장남 이씨 고발을 취소하기로 했다. 김종인 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네거티브 논쟁 멈춤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두아 중앙선대위 산하 법률지원단 부단장은 20일 오후 2시 대검찰청을 방문해 이씨를 고발하겠다고 기자들에게 공지했다. 고발장에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상습도박,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을 담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지가 나간 오전 9시55분으로부터 약 22분 뒤인 10시17분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고발장 제출 건은 당내 사정으로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는 새로운 내용을 전했다.

    이두아 부단장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 장남 논란과 관련해 이미 시민단체가 고발한 바 있다. 수사기관의 의지만 있으면 기존에 밝혀진 사안에 관해 수사할 수 있다"며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기조에 따라 (고발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세가 검증인지 네거티브인지 분류할 필요가 있다"며 "(이재명 후보와 관련한 각종 의혹 고발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기조에 따라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 장남 이씨는 미국에 서버를 둔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불법 도박 경험을 담은 글을 작성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불법 도박 전후로 이씨 예금액이 5000만원 이상 증가한 데 대해서도 이재명 후보 측이 "합법적인 증여"라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도박자금의 출처로 의심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씨는 해당 사이트에 마사지 업소 이용 후기를 올린 사실까지 드러나며 성매매 의혹까지 제기돼 이재명 후보가 본인 확인 결과 성매매 사실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많은 실망을 한 상태"라며 "내년 대선을 계기로 집권하게 될 대선후보의 일이 막중한데도 정치권에서는 네거티브 전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연 국민이 정치권을 뭐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이 자리에서 정치권에 당부드린다. 우리나라가 당면한 사태를 볼 때 대선후보들이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포커스를 맞춰 논쟁해야지 더 이상 네거티브 전쟁은 그만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재명 후보 장남 불법 도박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은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차고 넘치는 의혹에도 충분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도박 의혹' 사과 국면에선 아들을 마치 은행 빚에 쪼들린 약자처럼 얘기해 국민이 또 속을 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는 증여한 돈이 도박자금으로 전환됐을 의혹에 대해선 관보에 나온다고 답했다. 그런데 관보에는 예금의 증감만 표기될 뿐 증여 세목이 나오지 않는다"며 "10년 넘게 재산공개를 해온 이재명 후보가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교묘한 회피전략이다. 도박자금으로 전환된 계좌와 증여 시기, 액수 일체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네거티브 중단'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선대위는 사과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문 작성을 기대했으나, 잘못에 대한 소명도 되지 않을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 사과를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