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 윤석열 발언 맹비난하더니""본인 발언 문제되자 입장 바꿔"… 심상정 "희대의 내로남불 기가 막힐 지경""왜 그랬는지 이해는 하지만… 옹호할 내용은 아니었다" 민주당 내서도 불만
  • ▲ 지난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구국용사충혼비에 참배한 후 손을 들어 지지자에게 답례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아 구국용사충혼비에 참배한 후 손을 들어 지지자에게 답례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 "경제 성과는 인정"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거세다.

    이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맹비난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후보의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상정 "희대의 내로남불에 기가 차"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후보는 13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는 불과 한 달 반 전에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인가?'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고 한 발언을 맹비판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고 재평가한 본인의 말이 문제가 되자 입장을 바꿔서 '진영논리에 빠져서 사실을 부정하면 안 된다'고 한다"고 전한 심 후보는 "희대의 내로남불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앞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발언하자 "우리 국민은 학살자 전두환을 잊지 않았고, 윤 후보가 전씨를 옹호했던 발언도 용서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지난 10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올 때 마다 꼭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지난 11일 경북 칠곡의 다부동전적기념관을 찾아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것이 맞다"고 발언해 말 뒤집기 논란에 휩싸였다.

    심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을 100% 부정하지 않고, 정치는 잘했다고 평가했을 때 '호남을 능멸했다. 석고대죄하라' 분명히 말했다"며 "양심이 있다면 똑같이 하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與 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 나와

    민주당 내에서도 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쓴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 한 초선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그쪽에 사는 주민들의 정서를 배려하면서 얘기를 좀 부드럽게 한 것 같다"면서도 "선거를 의식해서 지역 사정을 배려하더라도 일관성 측면에서 매끄럽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왜 그랬는지 이해는 하지만 좀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 후보의 발언과 관련 "가치와 철학의 문제"라면서 "옹호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후보가 전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밟은 것과 입장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냐"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두둔했다.

    안 의원은 "광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대구·경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가가 다르듯, 또 대구·경북에서 전두환·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일반 국민들 평가와 다르지 않냐"며 "이런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를 이번 이재명 후보 발언을 계기로 좁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