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람이 먼저다' 슬로건 만든 정철… "센 건 센 거로 막는 것, 좋은 방법 아냐"국민의힘 "타인의 상처 이용하는 비겁한 정치인… 국격 논할 자격 없어" 비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메시지 총괄'을 맡은 카피라이터 정철. ⓒ정철 페이스북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메시지 총괄'을 맡은 카피라이터 정철. ⓒ정철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메시지 총괄'을 맡은 카피라이터 정철 씨가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출산 경험과 자녀 유무로 비교한 홍보물을 두고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씨는 18, 19대 대선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후보의 '사람이 먼저다' '나라를 나라답게' 등의 슬로건을 만든 주인공이다.

    정철 "한준호 페이스북, 논란 있을 만해"

    정씨는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행자가 '이재명 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영부인 자격 취지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녀 출산이나 경험이 있느냐, 이런 문제 제기했는데 적절한 메시지였는가'라고 묻자 "내용은 정확히 모르지만 논란이 있을 만하다"고 답했다.

    "메시지든 카피든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한 정씨는 "오버를 하는 거다. 약간 많이 나갔다.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이런 느낌? 그런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그러면서 "센 것은 더 센 것으로 막는다, 이런 느낌인데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과 함께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고 써 논란을 일으켰다. 출산 경험과 자녀 유무를 우열의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는 비판이 일자 한 의원은 '두 아이의 엄마' '토리 엄마'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성 인식,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워"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차세대여성위원회 회원들은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한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해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부른 데 이어, 이번에는 출산과 자녀 유무로 영부인 자격과 국격을 운운하는 민주당의 성 인식이 정말 충격적이고 경악스럽기만 하다"며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은 대한민국에서 영부인 될 자격도 없고,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그러면서 "타인의 상처를 이용하는 비겁한 정치인이야말로 국격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고 스스로의 인격과 정치인으로서의 품격부터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건희 씨는 과거 유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한 의원의 경질을 요구하고 나섰다. 성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한준호 수행실장의 발언은 윤석열 후보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부부들의 가슴에도 대못을 박은 역대급 막말 중에 막말"이라며 "지금 즉시 한준호 수행실장을 경질하고,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부부들께 무릎 꿇고 사죄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이런 초특급 막말을 하는 사람을 수행실장으로 놔두는 이재명은 한 의원 의견에 묵시적 동의를 하는 건가?"라며 "정치인은 발언으로 국민 앞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과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