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실 뒤늦게 압수수색, 여론 추이만 본다… 수사가 점점 거꾸로 가""박영수, 친척에게 100억원 간 돈 합당하다니 경악스럽다… 당신에겐 푼돈인가"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거론한 최서원… "나중에 댓가 주기로 한 거 아니냐"
  • ▲ '국정농단'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29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에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이 담긴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뉴시스
    ▲ '국정농단'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29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에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이 담긴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뉴시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1년을 선고받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녹취록을 절대적 증거로 넘겨받고도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서로 각기 다른 진술에 끌려다닌다"고 비판했다.

    당시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언급한 최씨는 "이 나라의 경제계, 정치계, 박 전 대통령의 측근부터 모조리 불러 종일 수사실에서 강압적인 수사를 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무릎 꿇게 했다"며 "검찰 수사는 방향을 정한 뒤 정황 파악을 해나가는 게 순서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최순실, "검찰, 각기 다른 진술에 끌려다녀… 대장동 수사 거꾸로 가고 있다"

    29일 동아일보는 현재 충북 청주시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최씨가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편지는 지난 24일 최씨가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최씨는 편지에서 검찰을 향해 "이번 대장동 의혹 사건 수사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녹취록을 절대적 증거로 넘겨받고도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하고, 서로 각기 다른 진술에 끌려다닌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이미 결정된 수순으로 가고 보여주기식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당시 박 특검이 혐의를 정해 놓고 진행했던 수사 방법하고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박 전 특검 수사 당시에 벌어졌던 강도 높은 수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최 씨가 2016년 12월 24일 특검에 불려 갔을 때 수사 검사는 수십 년 전 대구 달성 선거 때 박 전 대통령과 자신이 통화한 녹음파일을 들려주며 "그때부터 이미 박 전 대통령과 한몸이었고 경제공동체였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에게 했던 만큼 강도 높은 수사가 대장동 관련해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인 셈이다.

    "박영수, 친척에게 100억원 간 돈 합당하다니 경악스럽다"

    박 전 특검에 대해 최씨는 "당시 박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과 함께 이 나라의 경제계, 정치계, 박 전 대통령의 측근부터 모조리 불러 종일 수사실에서 강압적인 수사를 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무릎 꿇게 했다"고 적었다. 재단에 기업이 출연한 기부금을 뇌물로 몰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최 씨는 그러면서 "그런 박영수가 다른 한쪽에서 화천대유 관련 고문료를 받았다니 세상이 정상이 아니다"라며 "박 전 특검이 친척에게 100억 원이 간 것에 대해 합당한 돈이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서 그런 돈이 그들에겐 푼돈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경악스럽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최 씨는 "대장동 의혹 사건은 주민들의 피를 빨아먹은 업자들의 돈벼락 잔치인데도 공항에서 체포했던 주요 인물은 풀어주고, 김만배 씨는 영장 기각되고, 이런 검사들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다면 나는 무죄가 나왔을 것이다"고 힐난했다.

    이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밖에 던진 휴대폰을 검찰이 찾지 못하다가 경찰이 하루 만에 찾은 것은 코미디다"라며 "자금 흐름도 중요한 휴대폰 압수도, 성남시장실을 뒤늦게 압수 수색을 한 것도 너무 심하게 보여주기식으로 여론의 추이만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동규 언급하며… "주요 혐의 빼고 기소하는 것 못 봤다"

    최씨는 유동규 전 사장 직무대리 기소에 대해서는 "기소할 때 배임을 빼고 기소를 하는 것은 추가 기소를 하는 경우는 봤어도 기소할 때 주요 혐의를 빼는 것은 없었던 거 같다"며 "이런 초유의 사기 행각에 검찰에 앞으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씨는 "국민들이 일어나서 특검을 요청하고 그것도 공정하고 신의가 있는 특검이 해야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지금의 수사팀은 국정 농단 검사들이 박 전 특검과 충성했던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좌천됐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권에 충성하지 말고 자기 검사의 명예를 걸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재명 변호사들, 나중에 댓가 받기로 한 것 아니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이름있고 명성 있는 사람들이 그냥 이름만 올리는 경우는 대개 나중에 돈을 받기로 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논의한 게 아닌가 묻고 싶다"며 "무게 있는 변호사가 1명도 아니고 3~4명이 2억~3억 원을 가지고 수임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최씨는 강조했다.

    이어 "이름 있는 변호사들 근처에 가려면 사건당 몇억은 요구하고 사건도 골라가면서 하던데"라며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우겨대기'가 정말 가관이다"고 덧붙였다.

    최씨의 옥중편지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지에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결국 박 전 특검도 공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