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만·김철수·강용식·김시복 등 노태우정부 인사들 조문 행렬"격동의 난기류를 순풍으로 바꾼 지도자"… 고인 기억하며 애도
  • ▲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다.ⓒ정상윤 기자
    ▲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다.ⓒ정상윤 기자
    "격동의 난기류를 순풍으로 바꾼 지도자" "인정이 많으신 대통령"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지 사흘째인 29일 오후. 노태우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조문하며 고인을 이같이 기억했다.

    이용만 전 재무부장관은 "(노 전 대통령은) 저희가 건의하는 것들을 누구보다 잘 받아들이셨다. 밑에 사람들 의견을 100% 수용한 분이고, 참 후덕한 분"이라며 "여러 가지 곡해하는 분야도 있는 것 같다. 모두 역사가 판단하겠지만, 그만큼 일을 많이 한 대통령도 흔치 않다"고 회고했다.

    '6공 황태자'라고 불렸던 박철언 전 정무제1장관도 줄곧 빈소를 지켰다. 박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시대를 열었고 대통령 직선으로 당선됐다. 무엇보다 북방정책을 통해 세계 외교시대를 열고 경제협력의 대상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며 "서울올림픽으로 세계 속에 웅비하는 코리아로 (대한민국을)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소개했다.

    김철수 "노태우, 권위적 아닌 부하들 아껴"

    노태우정부 때 특허청장과 코트라 사장을 지낸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장관도 조문 후 "인정이 많으신 대통령으로 기억에 남는다"며 "아주 겸손하셨던 분이고, 대통령으로서 권위적인 태도가 아니라 항상 부하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회상했다.

    김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공산국가와 외교관계를 맺으며 북방정책을 펼친 것과 관련 "그 분야 업적은 누구나 다 인정하는 것 중 하나 아니겠느냐"며 "얼마나 그 일에 열정을 갖고 추진하셨는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고 상기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용식 전 문화공보부차관은 방명록에 "킹 메이커 6인방이 함께 명복을 빕니다. 이춘구·심명보·현홍주·최병렬·이병기·강용식"이라고 적었다.

    노태우정부 청와대에 몸담았던 김시복 공보비서관, 이양기 정무비서관, 이양래 행정비서관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노 전 대통령 경호팀으로 일했던 박상범 전 경호실장도 당시 경호팀 간부 10여 명과 함께 조문했다.

    김시복 전 비서관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역사적 시점에 꼭 필요한 대통령이셨고, 모든 것을 미리 내다보시고 필요한 일을 했던 대통령 아니셨나 생각한다"며 "북방정책·서울올림픽 등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양래 전 행정비서관도 "한마디로 격동의 난기류를 순풍으로 바꾼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서경석 대사는 베트남전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직속상관으로 모셨던 인연을 소개하며 "작전계획을 만들어 대대장님께 설명하면 다른 이야기 없이 '잘하고 와' 네 마디가 끝이었다. 그게 인상적이다. 너그럽고 부하를 믿는 것"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노무현 사위 "노무현도 노태우 업무 수행 높게 평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서도 유족에게 위로를 건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조문을 마치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을 대표해서 제가 왔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돌아가시기 전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평가하실 때 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했다. 그 말씀을 전해 드렸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에는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을 비롯해 조해진·서정숙·한무경 국민의힘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방명록에 "비범한 보통 대통령으로서 위대한 족적을 남기셨다"고 애도했다.

    이날 오전에는 노태우정부에서 보건사회부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강창희 전 국회의장, 이용만 전 재무부장관, 금진호 전 상공부장관, 김진선 전 강원지사, 김홍걸 의원,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 등이 빈소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 기간은 별세한 날(26일)로부터 5일째인 오는 30일까지다. 장례는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30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