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한병도, 울산시장 노리던 임동호에 고베 총영사 제안… 임동호 오사카 총영사 고집" 서류 공개
  • ▲ 청와대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을 시장 후보로 밀기 위해 민주당 내부 경쟁자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의 오사카 총영사직 요구를 검토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나왔다. ⓒ뉴시스
    ▲ 청와대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을 시장 후보로 밀기 위해 민주당 내부 경쟁자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의 오사카 총영사직 요구를 검토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나왔다. ⓒ뉴시스
    청와대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을 시장후보로 밀기 위해 민주당 내부 경쟁자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의 오사카 총영사직 요구를 검토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나왔다. 

    검찰은 청와대가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경쟁 후보에게 공직을 제안해 불출마하게 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병도, 오사카 영사직 가능 여부 인사수석실에 타진

    서울중앙지법 형사 21-3부(재판장 장용범) 심리로 열린 송철호 울산시장 등을 대상으로 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열린 25일 검찰이 공개한 서류에 따르면, 2017년 5월에서 11월 사이 한병도 청와대 정무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철호 울산시장후보의 경쟁자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은 청와대에서 두세 차례 만났다. 

    공개된 서류에서 임씨는 당시 "울산 가면 (내가) 잘할 수 있다"며 "오사카 총영사에 보내 달라"는 등의 말을 한병도 전 비서관에게 했다. 

    이후 정무수석으로 승진한 한 비서관은 2018년 2월, 임 전 최고위원에게 "울산에서는 이기기 어렵다"며 인사수석실에 임 전 최고위원을 오사카 총영사로 보낼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인사수석실에서는 "어렵다"고 했고, 한 수석은 고베 총영사와 공공기관장직을 제안했다. 하지만 임씨는 오사카 총영사직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석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에게 "(임 전 최고위원이) 오사카 총영사로 계속 가겠다는데 미치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檢 "정무수석이 인사 청탁하는 임동호에 쩔쩔매는 것 이상"

    검찰은 이와 관련 "정무수석 한병도가 인사 청탁하는 임씨에게 쩔쩔매는 것은 이상하다"며 "임씨가 선거에 출마하지 않도록 회유하려는 사정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청와대는 울산시장을 노리던 임 전 최고위원을 회유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2018년 4월3일 당시 당내 경선 없이 송철호 울산시장을 공천했다. 

    공천 결과가 나온 다음날 임 전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다섯 번 탈당해 당적을 수시로 변경한 송철호 후보는 후보 자격이 없다"면서 "'당 정체성이 의심되는 자를 단수로 선정해서는 안 된다'는 당헌·당규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또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하루 만에 기각됐다. 

    그런데 임 전 최고위원은 단독공천 무효를 주장한 기자회견을 한 지 5일 만인 2018년 4월9일 "중앙당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며 사퇴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한 전 수석을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임 전 최고위원에게 공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