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부 분석 "산토끼 잡으러 간 윤석열, 집토끼에 얼굴 알리러 간 최재형"
  • ▲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을 참배 한 뒤 돌아가고 있다. 뒷편에 극좌 단체로 분류되는 대학생진보연합이 설치한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규탄 현수막이 보인다. ⓒ뉴시스
    ▲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을 참배 한 뒤 돌아가고 있다. 뒷편에 극좌 단체로 분류되는 대학생진보연합이 설치한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 규탄 현수막이 보인다. ⓒ뉴시스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제헌절인 17일 각각 호남과 영남으로 향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은 산토끼를 잡으러, 최재형 전 원장은 집토끼 눈도장 찍으러 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여권 심장부 찾은 윤석열 "5·18정신 이어받아 통합 이뤄낼 것"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대권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내려오면서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열사들을 보니까 아직도 한을 극복하자고 하는 말이 안 나온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피로써 지킨 5·18정신을 이어 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피를 흘린 열사와 선열들의 죽음을 아깝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고도 산업화와 풍요한 경제 성장의 기지가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윤 전 총장은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지에 참배한 것을 두고, 최근 중도와 탈 진보 인사들을 만나 대담을 하며 '마실 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던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도 중도층을 잡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하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윤 전 총장이 방문한 때에 맞춰 좌익 성향 단체가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학생 20여명은 이날 오전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현대판 친일파 윤석열', '적폐 윤석열 규탄'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을 보자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최재형, '집토끼 지역' PK서 눈도장 찍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후 부산을 첫 행선지로 정했다. 국민의힘 평당원 신분인 최 전 원장은 17일 부인 이소연 씨와 함께 부산 해운대 석대사거리 인근 동천교 하천변에서 쓰레기 줍기 봉사 활동에 나섰다.

    법조계 출신이자 최 전 원장처럼 '입양 가족'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구을)이 이날 봉사활동에 동행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 당원들도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최 전 원장이 첫 현장 방문지로 부산을 선택한 것은 본인이 부친 고 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의 근무지인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고, 야권의 지지기반으로 분류되는 PK(부산·울산·경남) 지역과의 유대감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이 광주를 방문해 산토끼 사냥에 집중하는 사이 최재형 전 원장은 집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17일 통화에서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다 야권 주자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치적 지향점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이 최근에 중도 성향 산토끼를 향한 구애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에 빨리 입당한 최 전 원장이 당분간 집토끼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가치를 알리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