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의원이 실소유 의혹… 항공사 설립 후 70억 자산 대부분 매각文사위 특혜취업 의혹… 1억 벌었는데 53억 지출, 유령회사 의혹 겹쳐
  • ▲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가 취업했던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이 '유령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이스타항공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가 취업했던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이 '유령 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이스타항공 자료사진. ⓒ뉴데일리 DB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가 취업했던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이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곳이다.

    이 의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 3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취임했고, 서씨는 4개월 뒤 '타이이스타젯'에 취업했다.

    이 때문에 이 의원의 공기업 이사장 취임과 서씨의 취업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타이이스타젯' 2017~19 유동자산, 1억원→65억원→9억원 

    31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타이이스타젯'은 2017~19 3년간 초기자산 70억원 중 대부분의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이 항공사가 벌어들인 돈은 1억원에 불과했다.

    2017년 2월 설립 당시 이 항공사의 총자산은 70억원이었는데, 이후 53억원이 판매관리비로 지출됐다. 이는 '타이이스타젯'의 2017년 2월~2020년 1월 재무상황이 반영된 감사보고서(2017~19)를 토대로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타이이스타젯'의 유동자산은 설립해인 2017년에 비해 2018년 급격히 늘었다. 이 항공사의 2017년 총자산 70억원(약 1억9600만 바트) 중 유동자산은 1억원, 비유동자산은 69억원이었다. 유동자산은 현금 또는 1년 내에 현금으로 바꿀 있는 자산 등을 의미한다. 비유동자산은 '고정자산'으로도 불리는데 땅·건물·항공기 등 1년 이상 기업에 남아 있는 자산을 말한다.

    그러나 '타이이스타젯'의 총자산은 2018년 약 65억원(약 1억8200만 바트)으로 줄었다. 이중 유동자산은 65억원, 비유동자산 6400만원 등이었다. 1년 사이에 유동자산은 64억원 늘어난 반면, 총자산(5억원)과 비유동자산(68억원)은 급감한 것이다.

    문제는 이 시기에 '타이이스타젯'의 매출이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 항공사의 2018년 매출은 83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2018년 유동자산(65억원) 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43억원이었고, 나머지는 단기대출금(21억원)과 기타 유동자산(3000만원)이었다.

    이는 매출이 늘어 유동자산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비유동자산을 팔아 현금화했다는 의미다. 고정자산을 토대로 영업하는 항공사가 설립 1년 만에 고정자산을 매각한 것이다.

    더구나 '타이이스타젯'의 유동자산은 2019년 9억원으로 급감했다. 2018년(65억원) 대비 감소한 유동자산(56억원) 중 10억원은 비유동자산 보유에, 46억원은 판매관리비 명목으로 사용됐다.

    판매관리비는 인건비 등에 지출되는 비용이다. 이 항공사가 2017~19 3년간 판매관리비로 지출한 액수는 5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억원가량이었다. 1억원을 벌고 53억원을 지출한 셈이다. 

    "신생 회사가 판관비로 수십억원 쓰나" 의혹 확산 

    업계에서는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을 토대로 해당 업체의 재무구조 건정성을 판단한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은 평균 10% 내외다. 그러나 '타이이스타젯'의 그 비중은 2만%가 넘는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경률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매체에 "회사 설립 초기에는 매출을 일으켜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금을 매출 관련 투자금으로 쓰지만, 신생 회사가 판매관리비를 수십억원씩이나 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타이이스타젯'이 항공사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 항공사의 감사보고서에는 2017~19 매년 현재 회사가 목표했던 사업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돼 있다.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띄운 기록도 같은 기간 네 번이 전부였다고 '시사저널'은 전했다.

    '타이이스타젯'이 운용 중인 항공기는 2019년 9월 리스로 들여온 보잉 737-800기가 유일한데, 이 항공기는 2019년 9월 프랑스, 2019년 12월 인천, 2020년 1월 라오스, 2021년 1월 자카르타 등에 들른 뒤 운항하지 않는 상황이다.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자금을 빼돌리는 창구로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스타항공 노조 측의 주장이다.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는 이 의원이 의혹을 받는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의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문제도 함께 불거졌다. 

    이상직, 文정부 공기업 이사장 취임 대가성 의혹

    곽 의원은 당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상직 의원의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명(2018년 3월)과 서씨 취업(2018년 7월)과 관련해 "이상직에게 한자리 챙겨준 대가로 사위를 취직시킨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는 곽 의원에게 "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가 2018년 7월 취업해 3주간 일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그러나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별개의 회사라며 이를 부인했다.

    그동안 '타이이스타젯'은 2018년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태국정부 산하 사업개발국(DBD)을 통해 공개된 '타이이스타젯'의 재무제표는 2017년과 2019년만 공개돼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2018년 총비용(4억4300만원) 중 인건비로 3억3400만원을 지출했다. 이 중 서씨에게 지급된 돈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