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밀수, 관세법 위반 등 배우자 의혹… "文정부 성공 기원" 결국 사퇴野 "임혜숙·노형욱 후보도 결단" 촉구… 靑 "나머지 후보 청문 마무리해 주길"
  • ▲ 지난 4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4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및 관세법 위반'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가 13일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다.

    박준영 "제 불찰… 짐 내려놓겠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러) 논란이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오늘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제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해수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해수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과제에 영향을 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배경의 일단을 설명했다.

    이어 "모두 저의 불찰이고,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한 박 후보자는 "저를 지명해주신 대통령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끝까지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저를 지지하고 격려한 해수부 가족들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부연했다.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2018년 2월 주영 대사관에서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했다. 박 후보자의 부인 A씨는 귀국 당시 영국 현지에서 산 찻잔 등 도자기를 외교관 이삿짐에 넣어 반입했다. 도자기 등에 따른 관세를 내지 않은 것이다. A씨는 이렇게 들여온 도자기 등을 도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은 채 2019년 자신의 경기도 한 카페에서 판매한 의혹도 받는다.

    野 "임혜숙·노형욱 후보도 결단하라"

    야당에서는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공직후보자가 이를 반성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진즉 했어야 할 사퇴이고, 또 사퇴 이전에 청와대는 부적격 후보자를 국민 앞에 내놓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의 부적절한 행위는 박 후보자의 것보다 더 크면 컸지 결코 작지 않다"며 임혜숙·노형욱 후보자에게도 '결단'을 촉구하고, 청와대에 이들의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자를 포함, 임혜숙·노형욱 후보자 모두 장관 임무를 수행하기에 부적격하다고 결론내렸다. '위장전입 및 논문 표절 의혹'(임혜숙), '관사 재테크 의혹'(노형욱) 등 후보자들의 도덕성 문제를 묵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후보자가 사퇴한 만큼, 국회가 나머지 후보들의 청문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3일 "(박 후보자 사퇴는) 국회와 여당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내린 결론"이라며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 국회가 (청문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를 오는 14일까지 다시 송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가 14일까지 청와대에 인사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이후 이들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