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 문자폭탄, 친문 의원들이 방조… "새 지도부 선출되면 쇄신 외칠 것"
  • ▲ 지난 2018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연합뉴스
    ▲ 지난 2018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친문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비판하는 의원들이 '쇄신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들은 민주당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추이를 지켜본 후 본격적으로 당내에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강성 지지층 행태, 고민하는 의원 10여 명 있어"

    민주당 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30일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과 이런 행태를 감싸고만 도는 의원들의 행동에 대해 고민을 말하는 의원들이 10여 명 있다"며 "다들 참아왔고, 지금도 눈치를 보고 조심하고 있지만 더는 지켜볼 수 없다. 새로운 당대표가 선출되면 변화가 감지되는지 보고, 나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경우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쇄신을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의견을 한번 피력해야 할 때라는 것에는 공감한다"며 "조만간 의견이 맞는 사람들끼리 정확한 생각을 다시 공유할 예정이다. 틀이 정해지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인 5월2일 이후 새 지도부의 운용방식을 경청한 후 구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노출을 꺼리는 가운데 조응천 민주당 의원만이 공식석상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강성 당원과 지지층을 비판한 조응천 민주당 의원(왼쪽)에게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강성 당원과 지지층을 비판한 조응천 민주당 의원(왼쪽)에게 "정당정치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조 의원은 29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2000명쯤 되는 강성 지지층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70만 명의 권리당원 목소리가 묻혀버린다"며 "소위 말하는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다음 대선에서도 희망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문자폭탄'보다 보고만 있는 '친문 의원'들에 불만 더 커

    하지만 친문으로 불리는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박했다. 윤건영 의원은 "선출직이라면 감당하고 가야 한다"고 했고, 이재정 의원은 "당원을 외면하자고 한다면 정당정치인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도 친문 지지층을 두고 "무조건 비난만 한다고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감쌌다.

    쇄신파 구성을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불만은 친문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보다 이런 행태를 보고만 있는 '친문 의원'들에게 더 크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어머니가 더 밉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당의 오래되고 고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같은 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을 향해 '당원을 외면한다'는 프레임을 짜지 않느냐"며 "21대 국회가 들어서고 급격히 벌어지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어떻게 좁힐지 고민해야 하는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