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감당해야" 김용민 "권장해야"… 비주류 조응천 "70만 명 목소리 묻혀" 비판
  •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두고 주류와 비주류 간 논쟁이 격화했다. 친문 의원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지지층 감싸기에 나섰고, 비주류에서는 "재집권이 멀어진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2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원들이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며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에는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 색깔로 비유하면 빨주노초파남보를 넘어서 정말 많은 색깔이 있다"고 전제한 윤 의원은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색깔이 다양하다고 해서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다양성의 표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친문 의원으로 꼽히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문자폭탄을 권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강성 지지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지지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규정한 김 의원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의사 표시는 권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민주당 내부에서 대표적 '합리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00명 되는 강성 지지층들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70만 명의 목소리가 이 2000명에 다 묻혀버리는 것"이라며 친문 지지층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당내 쇄신파의 세력화를 시도할 것을 공식화했다. 조 의원은 "소위 말하는 비주류 혹은 쇄신파 모임이 생겨야 내년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며 "적어도 10~20명 이상은 자기 이름을 걸고 할 사람들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 비주류가 뭉쳐 목소리를 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대표선거에 따라 당 지도부가 친문 인사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커 개별 의원들의 참여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29일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에 시달리는 의원들은 많지만, 워낙 조직적이고 집요해 여기에 맞서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며 "대선을 앞두고 차기 지도부가 어떻게 꾸려지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