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강성 당원 문자폭탄에 "건강한 논쟁"… 당 내부서도 "스포츠 관전자냐" 비판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이 16일 4·7 보궐선거 패배 후 '조국 사태 관련 반성문'을 발표한 당내 초선의원들에게 '문빠'로 불리는 친문 강성 지지자들이 문자폭탄을 보낸 것을 "건강한 논쟁"이라고 평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여당 내부에서도 "송 의원이 당해보지도 않고 한가한 소리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초선의원들 고통에도… "개혁 에너지로 승화해야" 

    송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일부 강성 당원들이 초선의원들에게 조국 수호 문제를 사과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선거에 패배했는데 왜 당내 논란이 없겠느냐"며 "이 정도 논란은 다른 당에 비해서는 건강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생각과 틀리더라도 그 이야기를 들어줘야 할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한 송 의원은 "당원들도 자기 권리에 따라 의사표시를 당연히 할 수 있는데 과도하게 욕설을 하거나 이런 것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이소영·오영환·전용기·장철민·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궐선거 참패 원인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됐다"고 사과했다. 

    이후 이들 의원이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수천 통의 욕설 섞인 '문자폭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송 의원은 "이것이 개혁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도록 우리가 정책을 발휘하자는 것이 제 기본 입장"이라며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을 '개혁의 에너지'라고 두둔한 것이다. 

    與 중진 "송영길, 스포츠 관전자냐" 비판

    송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강성 친문 지지층이 주를 이루는 민주당 권리당원들의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2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들의 투표가 40%나 반영되기 때문이다.

    송 의원의 문자폭탄 두둔 발언에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공당을 이끌겠다는 당권주자가 제3자처럼 초선의원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문자폭탄을 당하는 사람은 엄청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라며 "송 의원이 괴롭힘의 내용이나 정도를 알고 하는 얘기냐"고 격분했다.

    "송 의원의 얘기는 스포츠 관전자처럼 한가하게 들린다"고 질타한이 의원은 "당해보지도 않고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文대통령도 4년 전 '문빠 문자폭탄' 두고 "양념" 두둔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당내 경선 승리 직후 '문빠'의 문자폭탄 등과 관련 "우리의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두둔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