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공약질의서 "박원순 추진 사업 75% 수정"… 태양광 미니 발전소·도시농업도 정리할 듯
-
4·7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10년 만에 서울시에 재입성하면서 서울 시정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오 시장은 지난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정책공약 질의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사업 중 75%를 폐기하거나 수정·보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박 전 시장이 강행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전면중단하고,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업무 복귀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광화문광장 사업 시민 의견 재수렴·재복원 등 검토8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업무를 시작한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 재조성사업을 중단하고 시민 의견수렴 재개, 재복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를 통해 "시민들은 광장 재조성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왜 하는지 모른다"며 "이런 무모한 결정의 배후는 밝혀져야 한다"고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박 전 시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광화문광장 재조성사업은 총 79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공사를 시작했다. 광장 서쪽 도로를 모두 없애 광장으로 편입하고, 주한 미국대사관 쪽 동쪽 도로는 7~9차로로 넓혀 양방향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형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국민의힘·민생당·정의당 등 야당 소속 서울시의원을 비롯해 시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시가 그동안 숱한 논란이 제기됐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을 밀어붙인다"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해왔다.서울시 한 관계자는 "이미 세종문화회관쪽 도로를 파는 작업이 완료돼 사업을 폐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개선 방향을 정하기 위해 용역연구를 진행하는 등 시장님이 보고받은 뒤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당선 소감 밝히며 "성추행 피해자 업무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오 시장은 또 전날 당선 소감을 밝히며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오 후보 당선 확실 연설 때 그동안 힘든 시간이 떠올라 가족들이 함께 울었다"며 "저를 잊지 않고 말해주시고 잘 살펴주신다니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지난달 29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개한 질의서에 따르면, 오 시장은 박 전 시장 정책 중 약 75%를 수정하거나 폐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태양광 미니 발전소 설치사업과 도시농업공간조성 사업, 시민숙의예산제,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도 정리 수순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임기가 1년3개월밖에 남지 않아 기존 정책을 바꾸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서울시 한 공무원은 그러나 "이번 시장선거가 향후 5년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여야가 그렇게 열을 올리지 않았겠느냐. 내부에서도 오 시장이 1년짜리 시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기존 정책이 바뀔 것에 대비해 10년 전 오 시장 시절 사업들을 분석하는 부서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