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퀴즈' 출연한 진기주 "이직 전, 많은 걸 잃어도 괜찮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현실적 조언 건네
  • 3년 만에 '예능 나들이'에 나선 배우 진기주가 숨겨뒀던 입담을 터트렸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 이직의 기술' 특집에 출연한 진기주는 대기업 사원, 기자, 모델을 거쳐 배우까지 다양한 직업을 통해 경험한 에피소드와 현실적인 조언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진짜 이직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진기주는 어릴 적 언론인을 꿈꿨던 이유를 먼저 설명했다.

    아버지의 직업이 기자였고, 아버지에게 먼저 소식을 듣고 나면 TV에 뉴스가 나온다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해 장래희망을 기자로 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점수에 맞춰서 대학교를 진학할 수밖에 없었고, 아직까지도 컴퓨터를 잘 하지 못하는 탓에 전공을 잘못 선택한 거 같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대학교 졸업 직후 대기업에 입사한 진기주는 신입사원 연수, 하계수련대회 등에 참여해 일명 '파란 피'가 돼가는 과정을 설명하며 한 번 더 큰 웃음을 선사했다.

    또, '회사 다닐 때 가장 많이 했던 말'이라는 질문에는 "네"와 "죄송합니다"였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진기주는 "어느 날부터 출퇴근할 때 제 표정이 점점 안 좋아졌던 것 같다"며 "하루는 어머니가 '기주야, 너무 힘들면 너 하고 싶은 거 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짜증부터 냈다는 진기주.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해서 이걸 그만두고 다시 새로운 걸 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만 했다"며 당시 느꼈던 감정을 설명했다.

    그리고 3년을 다닌 대기업을 퇴사했다고 밝힌 진기주는 "방송을 준비하면서 당시 선배와 동기들에게 보냈던 메일을 찾아봤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지금 도전해 보지 않으면 10년, 20년 뒤에 후회할 것 같은 꿈이 있어 용기 내어 결심했습니다. 적응은 무서운 체념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더 큰 세상에서 더 많이 경험하고, 다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퇴사 당시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는 진기주는 "이때도 용기가 나지 않아서 새로운 도전이 아닌 '내가 할 줄 아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유년 시절부터 꿈꿨던 '기자'가 된 진기주는 "'진기주 기자'라고 불리는 게 너무 뿌듯했지만 힘든 수습 기간을 겪게 되니 '내가 이걸 하려고 그때 대기업을 힘들게 그만둔 게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3개월 만에 다시 퇴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마침내 용기가 생긴 진기주는 '이제는 정말로 내가 원했던 배우에 도전해보자'고 다짐한 뒤 TV를 보던 언니의 제안으로 슈퍼모델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수많은 이직 경력으로 다져진 자기소개서 작성 능력과 대기업 공연단 경험으로 축적된 '끼'를 발휘해 슈퍼모델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여러 오디션을 거친 후 2015년,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로 '연기자'가 된 진기주. 하지만 이 합격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그는 "모든 오디션이 다 1차 탈락이었고, 갈 때마다 받는 질문이 '나이가 많다', '그동안 뭐 했는데 이 나이에 첫 오디션을 보냐'는 등, 상처가 되는 말을 많이 들어,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다"고 말했다.

    진기주는 "'두 번째 스무살' 오디션에서 '재능이 있는데 왜 이렇게 눈치를 봐'라는 말을 듣고 모든 게 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이 말을 건넨 김형식 PD가 자신이 연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은인"이라고 밝혔다.

    진기주는 "'배우'는 그동안 제가 거쳐왔던 직업들에 비해 가장 불안정적이고, 가장 자존감도 많이 깎이고, 상처도 가장 많이 받지만 흥미로워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직'은 좀 내려놓아야 가능한 것 같다"며 "내가 지금 있는 곳보다 좋아지리라는 보장이 훨씬 더 적기 때문에, 지금 가진 걸 많이 잃어버린다 해도 정말 할 건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 =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