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이성윤 임명 땐 검란 우려… 조남관, 봉욱, 김오수,이금로 '수습형' 눈길법무부, 총장후보추천위 구성 주내 착수… 내달 중순~말 차기 검찰총장 임명할 듯
  •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이금로 전 수원고검장. ⓒ뉴시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이금로 전 수원고검장.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뒤를 이를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이 난립 양상인 가운데, 문재인정부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임기 말 검찰개혁 완수와 정권수사 방어를 위해 '친정부' 인사를 원하는 속내가 뚜렷하지만,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하는 눈치다. 

    이에 '혼란 수습용'으로 무난한 인사를 발탁하거나, 아예 '비검찰 출신'을 등용해 검찰개혁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난무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번주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 착수한다. 

    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당연직은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과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5명이다. 

    나머지 비당연직은 검사장급 출신 법조인 1명과 학식 및 덕망을 갖춘 비법조인 3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1명 이상은 여성이어야 한다.

    위원회가 구성되면 총 3명 이상의 검찰총장후보를 추천한다. 장관은 위원회의 추천안을 존중해 총장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후보추천위 구성부터 임명, 이후 후보추천위가 후보를 선정‧추천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러야 4월 중순이나 말께 신임 총장이 임명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관측이다.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중도사퇴 당시에는 후보추천위 구성까지 24일, 2017년 김수남 전 검찰총장 사퇴 당시에는 후보추천위 구성까지 50일이 걸렸다. 

    '피의자' 이성윤 후순위로 밀려

    차기 총장 후보로는 당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문재인정부가 임기 내 검찰개혁 완수와 정권수사 방어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친정부 인사를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이런 면에서 이 지검장은 문재인정부의 '가장 확실한 카드'로 꼽혔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정부로서는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을 총장 자리에 앉히기에는 정치적 부담감이 커진 것이다. 

    더욱이 윤 전 총장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립법안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사퇴한 상황에서 대놓고 친정부 인사를 앉힌다면 '검란' 수준의 내부 반란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상대적으로 중립적 성향의 인물을 앉혀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측면에서는 총장직무대행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기용설이 급부상했다. 조 직무대행은 윤 전 총장 징계사태 때도 두 차례 직무대행직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조 직무대행의 리더십과 중재력에 관한 평판이 긍정적인 데다 차기 총장으로 조 직무대행을 지지하는 공론까지 형성되는 분위기다. 정부로서는 윤 총장 사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사태를 무마할 최적의 인물인 셈이다.  

    그러나 조 직무대행은 윤 전 총장 징계국면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직언을 해 정부로부터 미움을 산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OB' 이금로 전 수원고검장 급부상 

    통상 검찰총장은 현직 검찰 고위간부 중에서 승진 임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정부가 현직을 떠난 'OB'를 기용해 안정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후보군에는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이금로 전 법무부차관 등이 오르내린다. 

    봉 전 차장검사는 2년 전 윤 전 총장과 경쟁에서 밀려났다. 김 전 차관은 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 고위직 후보로 단골 거론될 만큼 친정부성향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전 차관의 경우 문재인정부 첫 법무부차관과 초대 수원고검장을 지내는 등 현 정부와 관계도 원만한 데다,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내부 신망도 두터워 최근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이용구 법무부차관, 김진욱 공수처장을 비롯해 과거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비검찰 출신'을 요직에 등용한 전례에 비춰 사상 첫 비검찰 출신 검찰총장을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수처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 설립까지 현실화하면 '검찰 해체'가 자명한 만큼 비검찰 출신을 앉혀 검찰 무력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시각에서는 판사 출신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후보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