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개 초·중·고에 450쪽 분량 '촛불혁명' 책 보급… 박원순 찬양 내용도국민희망교육연대 "학교를 정치화"… 野 "전교조식 주입식 사상교육" 우려
  • ▲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보급하기로 한'촛불혁명' 책 일부. ⓒ뉴시스
    ▲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보급하기로 한'촛불혁명' 책 일부. ⓒ뉴시스
    세종시교육청이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보급하기로 한 '촛불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이 정치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다. 책에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거나 야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2일 시민단체 국민희망교육연대에 따르면, 2017년 '느린걸음출판사'가 출판한 <촛불혁명>이라는 450쪽 분량의 책에는 박근혜정권 말 촛불집회 시작부터 문재인정부 출범 시기(2016년 10월~2017년 5월)까지의 과정이 사진과 함께 담겼다.

    세종교육청, 박원순 찬양 책 학생들에게 보급

    책에는 "박원순 시장 표현대로 우렁각시 같은 서울시 직원과 시장님께 감사를!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 자유를 침해받지 않고 언제든 주권자의 저항을 행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7월 여비서 성추행 논란이 제기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책에는 또 "새 정부 초기부터 보수야당은 청문회 파행과 인사 비토, 국정감사 거부, 언론공작 등 무늬만 협치지 실상은 협박으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등 야당을 향한 일방적 비난도 담겼다.

    문제는 이 책이 학생들에게 보급된다는 점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달 23일부터 관내 99개 초·중·고등학교에 이 책을 보급하기 시작해 3일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책은 각 학교 도서관에 비치해 민주시민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특정 정파와 이념적 시각이 담겨 정부 홍보물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되는 도서를 어린 학생에게 배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도서 배포는 학교를 정치화하려는 의도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野 "전교조 중심 주입식 사상교육 우려"

    국민의힘도 반발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이 책은 객관적 검증이 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세종시교육청은 관할시 내 99개 초·중·고교에 책을 보급하고 공문을 보내 '보급목적과 활용방법을 전 교원에게 안내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책에는 언급하기 어려운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 보였다"고 지적했다. 

    박 부대변인은 또 "현재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이라면서 "전교조를 중심으로 주입식 사상교육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서를 배부한 것은 학교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목적"이라면서 "특정 정당이나 정권을 정치적으로 홍보하는 도서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활용 여부는 각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권이 있다"고 해명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989년 5월부터 1998년까지 전교조 충남지부장·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집행위원장,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또 현재는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아 교육계의 대표적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